바다가 사랑한 ‘아낌없이 주는 나무’, 맹그로브

2026. 07. 24 SK이노베이션 4분 읽기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기억하시나요?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진짜 존재할까요?

자신이 가진 열매와 가지, 그늘까지 아낌없이 내어주었던 나무처럼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곳에도 많은 것을 내어주는 나무가 있습니다. 짠 바닷물을 견디며 자라고, 거센 파도와 해안 침식을 줄이며, 작은 물고기와 새우·게에게 보금자리를 내어주는 나무입니다.

바로 맹그로브(Mangrove)입니다.

매년 7월 26일은 유네스코(UNESCO)가 지정한 국제 맹그로브 생태계 보존의 날입니다. 이날을 맞아 해안과 생명, 지역사회의 삶을 지켜온 맹그로브의 이야기를 만나보겠습니다.

| 맹그로브란 무엇인가요?

맹그로브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열대·아열대 해안에서 자라나는 나무를 말합니다. 주로 하구와 갯벌, 석호처럼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에서 자라죠.

맹그로브가 살아가는 환경은 일반적인 나무에게 쉽지 않습니다. 염분이 높고, 땅속 산소가 부족하며, 조수에 따라 물에 잠겼다 드러나기를 반복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맹그로브는 특별한 방식으로 이 환경을 견딥니다. 염분을 걸러내거나 잎을 통해 배출하고, 산소를 얻기 위해 뿌리를 땅 위로 내밀기도 합니다. 복잡하게 얽힌 뿌리는 부드러운 갯벌을 붙잡고 물살의 힘을 줄여줍니다. 그래서 맹그로브숲은 흔히 ‘바다의 숲’이라고 불립니다.

| 맹그로브가 우리에게 주는 네 가지 선물
역할 맹그로브의 가치
해안 보호 뿌리와 줄기로 파도와 물의 흐름을 줄이고 해안 침식을 완화
생물 서식지 물고기·새우·게 등 다양한 생물의 산란장 및 보육장 역할
지역사회 생계 지원 어업·양식업·관광 등 해안 지역 주민의 삶과 연결
탄소 저장 나무와 뿌리, 해안 토양에 탄소를 저장하는 블루카본 생태계 조성

첫 번째 선물, 해안을 지키는 자연 방파제

거센 파도가 해안으로 밀려올 때 맹그로브의 촘촘한 뿌리와 줄기는 물의 흐름을 늦추고 에너지를 분산합니다. 태풍과 폭풍, 해일을 완벽히 막아주는 것은 아니지만 해안 토양이 쓸려 내려가는 것을 줄이고 마을과 생활 기반을 보호하는 자연 방어선 역할을 합니다.

두 번째 선물, 많은 생명들의 보금자리

맹그로브 뿌리 사이사이는 크고 작은 다양한 생명체의 안식처입니다. 어린 물고기와 새우, 게가 몸을 숨기고, 먹이가 풍부해 많은 해양 생물이 알을 낳고 새끼를 키워냅니다. 전 세계 맹그로브숲에는 벵골호랑이와 코주부원숭이 같은 멸종위기종도 깃들어 살 만큼, 품고 있는 생명의 폭이 넓습니다. 새들에게도 맹그로브숲은 먹이를 찾고 쉬어가는 소중한 서식지입니다.

세 번째 선물, 지역 주민의 삶을 지키는 터전

맹그로브숲이 품은 풍부한 생명은 지역 주민의 어업과 양식업으로 이어집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맹그로브 생태계를 활용한 관광도 이뤄집니다. 맹그로브를 보호하는 일은 곧 해안 지역 주민의 생계를 지키는 일이기도 합니다.

네 번째 선물, 자연이 지키는 탄소 창고

맹그로브는 나무와 뿌리뿐 아니라 물에 잠긴 토양과 퇴적층에도 탄소를 저장합니다. 이처럼 맹그로브와 염습지, 잘피숲 등 해안 생태계가 흡수하고 저장하는 탄소를 블루카본(Blue Carbon)이라고 합니다.

| 그런데 맹그로브숲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고마운 맹그로브숲은 양식장과 농경지 개발, 벌채, 해안 도시 건설, 오염 등의 영향으로 훼손되고 있습니다. 해수면 상승과 해안 침식 같은 기후변화도 맹그로브가 살아갈 공간을 위협합니다.

맹그로브가 줄어들면 해안을 지키는 자연 방어선이 약해지고, 물고기와 새우·게가 살아갈 서식지도 사라집니다. 맹그로브에 기대어 살아가는 지역 주민의 생계도 영향을 받습니다. 숲과 토양에 저장돼 있던 탄소가 다시 대기 중으로 배출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아낌없이 내어주기만 하던 맹그로브가 이제는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을 맞은 것입니다.

| SK이노베이션, 맹그로브를 심기 시작하다

훼손된 자연을 되살리는 활동을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s, NbS)이라고 합니다. 자연의 회복력을 활용해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문제에 대응하는 방법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부터 베트남을 중심으로 맹그로브숲 복원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역 정부와 주민들과 협력해 맹그로브를 심고 가꾸며, 환경 교육과 복원지 관리도 함께 진행해왔습니다.

베트남을 비롯해 미얀마, 말레이시아, 피지공화국 등에서 SK이노베이션이 지금까지 복원한 숲은 누적 249헥타르(ha)에 이릅니다.

2026년에는 베트남 빈롱성, 껀터성 등 3개 지역에 맹그로브 12만여 그루를 심어 45헥타르(ha) 숲을 새롭게 조성합니다. 각 지역의 토양과 수질, 조수 환경에 맞는 수종을 심고, 식재 이후에도 묘목의 생존율과 성장 상태를 꾸준히 확인할 계획이죠.

또한 2030년까지 베트남 지역150헥타르를 추가로 복원하고, 탄소감축 방법론과 생물다양성 발자국 평가 등을 활용해 복원 성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예정입니다.

맹그로브숲 복원은 나무를 심기만 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한 그루의 묘목이 뿌리를 내리고 숲으로 자랄 때까지 돌보는 긴 약속입니다. 지역주민이 복원 과정에 참여하고, 숲을 보호하면서도 안정적인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게, 우리가 답할 차례

맹그로브는 오랫동안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내어줬습니다. 작은 물고기에게는 숨을 곳을, 새우와 게에게는 살아갈 공간을, 새에게는 쉬어갈 숲을, 마을 사람들에게는 생계의 터전을 내어줬습니다. 거센 파도가 밀려올 때는 해안을 지키는 방패가 되었고, 땅속에는 탄소를 품어 지구의 내일을 준비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맹그로브를 돌볼 차례입니다. 한 그루의 나무는 작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그루가 모이면 숲이 되고, 숲이 자라면 바다와 사람, 지구를 함께 지키는 힘이 됩니다.

아낌없이 주는 맹그로브에게, 이제 우리가 답할 차례입니다.

맹그로브가 다시 자라면, 바다도 사람도 지구도 함께 살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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