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 잊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다시 세운 보금자리

2025. 08. 14 SK이노베이션 5분 읽기

“밟혀도 일어나는 민들레, 거침없이 일어나는 민들레,
홀씨가 비가 와서 젖어도 비 그치면 다시 날아가겠지.”

– 독립운동가 ‘허경’의 時, 언덕에서 中에서

8월 7일, 독립운동가 고(故) 허경 선생 후손 분의 주택(충남 서산시 해미면 소재) 리모델링 성료를 기념해 열린 헌정식에 참여한 SK이노베이션 계열 구성원 및 한국해비타트 관계자들이 후손 분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우측에서 세 번째부터 좌측으로 SK이노베이션 안준현 커뮤니케이션본부장, 독립운동가 故 허경 선생의 후손 분, 한국해비타트 이광회 사무총장)

8월 7일, 충남 서산의 한 주택 마당에서 시 한 구절이 울려 퍼졌다. 이 시는 암흑기인 일제강점기에 대한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애국지사 허경 선생의 책상 앞에 메모가 돼 있던 것이었다. 고(故) 허경 선생은 지금으로부터 80여 년 전, 대한독립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다. 논밭 4천 평을 팔아 독립 자금을 마련하고, 옥고와 감시 속에서도 그는 사상과 신념을 끝까지 지켰다.


[독립운동가 허경(許璟, 1918~1950)]

허경 선생은 1937년 충남 홍성에서 대한독립 실현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고, 1938년에는 천도교 주도로 벌어진 ‘멸왜기도 운동’에 참여하는 등 항일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체포된 이후에도 사상보호관찰소 형사의 감시를 받는 등 지속적인 탄압 속에서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또한 소유하고 있던 논밭 4천 평을 팔아 독립 자금을 마련하는 등 나라를 위해 헌신했다. 이처럼 대한독립을 위한 조직적 사상 기반 구축과 활동에 참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광복 73년 만에 독립유공자로 인정됐으며, 2018년 제73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여받았다.

(좌) 2018년 제73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허경 선생이 수여받은 대통령 표창장 / (우) 허경 선생(왼쪽)과 그의 후손 분(오른쪽)

지난해 광복절 즈음에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한 구성원의 제안이 크게 주목을 받았다. ‘1% 행복나눔기금’을 국가유공자를 위한 프로그램에 활용하면 좋겠다는 취지였다. 이는 많은 구성원의 마음을 움직였고, 수백 여 개의 공감과 댓글이 줄을 이었다. ‘1% 행복나눔기금’은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본급의 1%를 기부해서 조성된 SK이노베이션의 사회공헌펀드이다.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애국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고,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하기 위한 SK이노베이션의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환경 개선사업’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사업을 통해 충남 서산과 충북 증평 지역에 거주하는 독립유공자 후손 가정 각각 1세대, 대전 지역 2세대 등 총 4세대를 지원한다. 구성원들이 직접 지역사회에 공헌한다는 의미를 더하고자, 지역 사업장이 위치한 곳에 살고 있는 후손 가정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 존경과 감사를 표합니다

여름의 열기가 한창이던 7월 22일, SK온 서산 배터리 공장 구성원들이 충남 서산시 해미면에 위치한 허경 선생 후손 분의 터전을 찾았다. 삶의 자취들이 고스란히 담긴 그의 집은 오랜 세월을 버텨온 만큼 곳곳에 시간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삐걱거리는 지붕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강우 시 누수가 발생할 위험이 있었고, 단열이 제대로 되지 않아 여름철에는 더위와, 겨울철에는 추위와 싸워야 하는 힘겨운 나날들이 계속되었다. 냉난방 설비 또한 노후화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는 상황이었다.

7월 22일, 독립운동가 고(故) 허경 선생의 후손 분의 주택(충남 서산시 해미면 소재) 개선 작업에 참여한 SK온 서산 배터리 공장 구성원들과 한국해비타트 관계자들이 후손 분(왼쪽에서 여섯 번째)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애국선열 후손의 터전을 새롭게 만드는 데 작은 힘을 보태고자 모인 구성원들은 저마다 양손 가득 공구나 자재들을 들고 여기저기로 바삐 움직였다. 이날 구성원들은 현장에서 지붕 개량, 외벽 도색은 물론 후손 분 내외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 거실과 안방 등에 단열 보강 작업을 진행했다. 또한 냉난방 설비 정비, 화장실 내 미끄럼 방지 타일 및 간이 의자 설치 등의 보수 작업을 함께했다. 이는 단순한 주택 수리 차원을 넘어, 독립유공자 후손의 주거 안정성을 확보하고 생활 여건을 개선하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SK온 서산 배터리 구성원들이 후손 분의 주택 개보수를 위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체감온도 35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태양 아래 구슬땀을 흘리며 내부 단열재를 덧대고 낡은 자재를 치우는 구성원들의 손길은, 마치 허경 선생과 그의 후손을 향한 존경의 마음을 담은 인사처럼 보였다. 이날 한 구성원 자원봉사자는 땀에 젖은 얼굴로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선열들의 피와 땀을 생각하면, 우리가 오늘 흘린 땀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며 “그분들께 감사드리는 마음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좌) 리모델링 전 후손 분의 주택 외관 / (우) 리모델링 후 후손 분의 주택 외관

|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8월 7일, 새로 단장한 후손 분의 집 앞마당에선 공사 성료를 기념하는 헌정식이 열렸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 계열 구성원들과 한국해비타트 관계자, 그리고 허경 선생의 후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를 중심으로, 현장에 참석한 모두가 기념서명판에 한 글자씩 자신의 이름을 적어 내려갔다. 펜 끝에서 번지는 잉크는 오랜 시간 이어져 온 감사의 마음이자,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좌) 8월 7일 열린 헌정식에서 SK이노베이션 안준현 커뮤니케이션본부장(오른쪽)과 한국해비타트 이광회 사무총장(왼쪽)이 기념 서명을 하고 있다. / (우) 故 허경 선생의 후손 분이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광복 80주년을 맞은 2025년 여름.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밟혀도 다시 일어나는 민들레처럼 한 세기를 견뎌온 이들의 숭고한 숨결 위에 놓여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실천은 그 숨결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약속이 담겼다. SK이노베이션 계열 구성원들의 땀이 한가득 밴 하루, 새롭게 단장된 집, 그리고 그 안에 조용히 놓인 존중과 감사의 마음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