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넘어 팩까지 안전하게
SK온은 차세대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해 △고체 배터리 △열확산 방지 솔루션 △건식 전극 △셀투팩 등 4대 R&D 핵심 과제를 추진 중이다. 지난 1편에서 셀 차원의 안전성을 강화한 ‘고체 배터리’를 소개했다. 이번에는 팩 단위의 안전성을 높이는 ‘열확산(Thermal Propagation, TP) 방지 솔루션’을 살펴본다.

열확산이 뭐길래
배터리는 수백 개의 셀이 모여 하나의 ‘팩(Pack)’을 이룬다. 전기가 흐를 때 셀 내부에서는 전기적∙화학적∙물리적 요인으로 열이 발생한다. 이 때 한 셀에서 발생한 열이 주변 셀로 번지는 현상을 ‘열확산(Thermal Propagation, TP)’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 열을 제 때 잡지 못할 때다. 하나의 셀에서 시작된 과열이 연쇄적으로 퍼지면 팩 전체가 순식간에 화재나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열확산 방지는 ‘안전 기술의 핵심’으로 꼽힌다.
‘열확산 방지’는 2025년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가 전기차 배터리 안전 기준을 강화한 국제 기술규정 개정안(UN GTR No. 20 Phase 2)에도 포함됐다. 에너지 리서치 기관 IDTechEx는 2035년에는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BESS)의 전체 비용 중 열관리와 화재 보호 시스템이 2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열확산, 어떻게 막을까?
기본적으로 열확산 방지는 단열이 가장 중요하다. 열은 셀이 맞닿은 부분으로 확산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셀 간 단열재를 다량 적용해야 한다. 다만, 이 경우 중량과 비용이 증가하고 공간 활용도가 줄어든다. 이 때 단열재 사용을 최소화하는 기술이 셀 냉각 기술이다.
열확산 방지 기술로는 대표적으로 하부 냉각(Bottom Cooling), 액침 냉각(Immersion Cooling), 대면적 냉각(Large Surface Cooling)이 있다. SK온은 고객사들의 다양한 열 관리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세 가지 방식을 모두 포함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1) 하부 냉각: 냉각수가 팩 아래 냉각판을 따라 흐르면서 셀의 열을 흡수해 외부로 배출하는 방식이다. 모든 차량의 설계 변경 없이 적용 가능해 가장 대중적이다. 구조가 단순하고 공간 효율이 높지만, 냉각이 셀 하부에 집중되기 때문에 셀 중심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완전히 제어하기 어렵다.
2) 액침 냉각: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유 냉각액에 셀을 담가 열을 식히는 방식이다. 냉각유가 셀 전체를 감싸 고전류가 집중되는 중심부의 발열을 빠르게 제어할 수 있다. SK온 자체 실험 결과, 하부 냉각 대비 2배가량 높은 열 억제 성능을 보였다. 급속 충전이나 고속주행 중 발생하는 열 부하를 효과적으로 줄이고, 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산업에도 적용 가능하다.
3) 대면적 냉각: 배터리 셀의 넓은 면에 비슷한 크기의 냉각판을 밀착시켜 열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냉각수가 셀 표면 전체의 열을 고르게 흡수해 팩 전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SK온 실험 결과, 하부 냉각 대비 약 3배로 높은 열 억제 성능을 보였다.
업계 최초, 대면적 냉각 기반 파우치형 셀투팩
SK온은 업계 최초로 대면적 냉각 기술을 파우치형 셀에 적용했다. 기존 셀(Cell) => 모듈(Module) => 팩(Pack) 구조에서 ‘모듈’을 과감히 없앤 셀투팩 구조를 구현해 ‘대면적 냉각 기반의 파우치형 셀투팩’을 개발 중이다. 파우치형 셀은 각형∙원통형보다 얇고 유연하며 에너지 밀도가 높다. 셀 사이에 삽입된 냉각판이 모듈 역할까지 대신해 냉각 효율은 물론 내구성까지 높였다.
배터리 안전성 높이는 SK온의 전략
고체 배터리부터 열확산 방지 솔루션까지. SK온은 보다 안전한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기술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팩 단위 안전성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현재를 넘어 미래 배터리 산업의 표준을 제시하는 기업으로 도약 중이다. 다음 편에서는 ‘안전성’과 더불어 SK온 4대 R&D 과제의 또 다른 축,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정 혁신 ‘건식 전극 공정’과 ‘셀투팩’ 기술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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