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봉쇄 약 100일, IEA “역사상 최대 공급 차질”… 협상 타결돼도 정상화는 2027년 이후
미국 최대 석유 기업인 엑손모빌이 앞으로 2~3주 안에 글로벌 원유 재고가 위험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이 시점이 오면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50~16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100일을 넘어가며 전 세계 원유 시장이 ‘재고 절벽’을 향해 빠르게 다가서고 있다는 경고다.

| 엑손모빌 “정말, 정말 낮은 수준에 다가서고 있다”
엑손모빌 수석 부사장인 닐 채프먼은 5월 28일 뉴욕에서 열린 번스타인 컨퍼런스에서 전례 없는 수준의 경고를 쏟아냈다.
“우리는 전례 없이 낮은 재고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정말, 정말 낮은 수준이다.
– 닐 채프먼, 엑손모빌 수석 부사장(번스타인 컨퍼런스, 2026.05.28)
2주냐 3주냐를 논쟁할 수 있겠지만 그 수준에 도달하는 순간,
가격은 급등할 것이다.”
채프먼 부사장은 브렌트유 현물 가격이 재고 최저치에 도달할 시, 배럴당 150~160달러까지 급등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다만 그는 “가격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수요 파괴(demand destruction)가 일어나 결국 균형을 찾게 될 것”이라며, 가격 급등이 영구적이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5월 28일 기준 브렌트유 7월물 선물은 배럴당 94달러 아래에서 마감됐다. 미국·이란 협상 타결 기대감이 반영된 수준이다.
| 역사상 최대 공급 차질: 누적 10억 배럴 이상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이전, 전 세계 원유·LNG 공급량의 약 20%가 통과하던 핵심 해상 통로다. 하지만 미국·이스라엘 주도 공습이 시작된 2월 28일 이후 사실상 봉쇄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 지표 | 수치 | 출처 |
|---|---|---|
| 원유 공급 차질 | 누적 10억 배럴 이상 | IEA (역사상 최대 규모) |
| 전략비축유 방출 규모 | 4억 배럴 | IEA 회원국 합의 (2026년 3월) |
| 3~4월 재고 감소량 | 2억 4,600만 배럴 | UBS 집계 |
| 5월 말 누적 생산 손실 (추정) | 10억 배럴 초과 | UBS |
| 브렌트유 7월물 선물 (2026.05.28) |
배럴당 94달러 미만 | CNBC |
| 가격 급등 시 예상 수준 | 배럴당 150~160달러 | 엑손모빌 추정 |
* CNBC (2026.05.28), IEA, UBS 기반 정리
🔎 왜 선물 가격(94달러)과 현실 경고(150달러)가 다른가?
원유 선물 가격에는 미국·이란 협상 타결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반면 엑손모빌 등 메이저들이 경고하는 것은 ‘협상이 실패하거나 지연될 경우’의 현물 시장 충격이다.
선물 시장은 낙관 시나리오를, 현물 재고는 비관 시나리오를 동시에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 재고 소진 타임라인: 7월~9월 ‘레드존’ 진입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원유 재고가 기록적인 속도로 소진되고 있으며, 여름 성수기 수요 증가까지 겹치면 시장이 ‘레드존’에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각 기관별 위험 시점 전망은 다음과 같다.
| 기관/기업명 | 위험 시점 | 주요 전망 |
|---|---|---|
| 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 |
2026년 여름 | 기록적인 재고 소진 속도, 가격 급등 가능성 경고 |
| 라피단에너지 (Rapidan Energy Group) |
2026년 7~8월 | 제품 재고 임계치 도달, 3분기 전 수요 파괴·경기 수축 |
| JP모건 (JP Morgan) |
2026년 9월 | 호르무즈 봉쇄 지속 시 재고(68억 배럴) 임계치 도달 |
| 엑손모빌 (ExxonMobil) |
2~3주 이내 | 재고 위험 수준 도달 시 가격 150~160달러 급등 |
* CNBC (2026.05.28), IEA, JP모건, 라피단에너지 기반 정리
라피단에너지는 재고가 임계치에 도달하기 전에 가격 급등이 수요를 먼저 억제할 것이라고 봤다. 전 세계 경제가 ‘연료를 어떤 가격에도 구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가지는 않겠지만, “심각한 경기 수축(severe economic contraction)”은 피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 협상 타결돼도 정상화는 ‘수개월 후’
원유 시장의 가격 하락 압력은 주로 미국·이란 간의 협상 진전 기대에서 비롯됐다. 브렌트유는 한 주만에 5% 이상 하락했다. 그러나 업계는 협상 타결이 곧 공급 정상화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이란이 협정 체결 1개월 이내에 호르무즈를 통한 상업 교통을
– 마이크 워스, 셰브론 CEO (밀켄 인스티튜트 글로벌 컨퍼런스)
전쟁 전 수준으로 복원하겠다고 약속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실제 정상화까지는 훨씬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 재개통 이후에도 정상화를 지연시키는 요인
- 기뢰 제거: 해협 내 기뢰 탐지·제거 작업은 느리고 위험한 과정
- 선박 재배치: 페르시아만에 묶인 수백 척의 선박을 전 세계로 재배치하는 데 수개월 소요
- 공급 적체 해소: 밀린 주문 처리와 항로 재조정까지 추가 시간 필요
- 전략비축유 재충전: 고갈된 각국 전략비축유 보충 수요가 종전 후 신규 수요로 작용
에너지 업계 임원들은 분쟁 규모를 감안할 때 중동 석유 공급의 완전한 정상화는 2027년 이후에나 가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출처: MUFG Energy Research Note

| 이번 위기가 촉발할 구조적 변화
엑손모빌의 CEO인 대런 우즈를 비롯한 주요 에너지 기업의 수장들은 이번 사태가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에 장기적인 구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변화 방향 | 내용 |
|---|---|
| 에너지 안보 최우선화 | 각국 정부와 기업이 에너지 공급 다변화·안보를 최우선 과제로 격상 |
| 전략비축유 확충 | 역대 평균 이상으로 글로벌 재고 수준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재구축 |
| 미국산 원유 역할 확대 | 중동 의존의 대안으로 미국 셰일 원유의 전략적 중요성 급부상 |
| 아시아의 에너지 노출 재점검 |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일본·중국 등 아시아 경제권의 공급망 재편 |
* CNBC (2026.05.28), 엑손모빌·베이커휴즈·핼리버턴·SLB CEO 발언 종합
| 한국에의 시사점
한국은 원유·LNG 수입의 상당 부분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공급받는 대표적인 에너지 수입 의존국이다. 이번 봉쇄 사태는 한국 에너지 안보의 구조적 취약성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 한국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전체 수입량의 약 70% 이상으로,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시 정유업계와 석유화학업계 타격이 직접적이다.
- 엑손모빌이 경고한 ‘2~3주 내 재고 위험 수준 도달’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유류 가격 급등과 물가 상방 압력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 정부의 전략비축유(약 9,700만 배럴 수준)와 민간 재고 활용 전략을 사전에 점검하고, IEA 공동 방출 협의에도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동 외 원유 공급처(미국·캐나다·호주 LNG 등) 다변화 및 장기 계약 비중 확대를 가속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결론: 시장은 낙관, 현장은 비관
선물 시장은 협상 타결 기대감에 유가를 배럴당 94달러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하지만 엑손모빌·IEA·JP모건 등 주요 기업 및 기관들의 경고는 냉엄하다. 재고는 빠르게 소진되고 있고,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정상화에는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며, 그 사이 가격 급등이 올 수 있다는 무거운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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