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 사회혁신 분야의 최고 권위지로 꼽히는 『스탠퍼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SSIR)』 영문판에 SK이노베이션 E&S의 도시재생 프로젝트인 ‘로컬라이즈 군산’이 소개됐습니다. 2003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이 창간한 SSIR은 전 세계 사회혁신 지식의 중추 역할을 하는 글로벌 학술지로, 이번 기사에서는 쇠락하던 산업도시 ‘군산’을 되살린 청년 창업가들의 활약과 이를 장기적으로 지원한 SK이노베이션 E&S의 ‘페이스메이커’ 모델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단순한 인프라 지원을 넘어 ‘지역을 살리는 사람(창업가)’에 집중한 결과는 놀랍습니다. 지난 2019년에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7년이 지난 현재(2026년 기준) 창업팀의 80%가 사업을 유지하고 40%가 군산에 정착했으며, 누적 매출 180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대한민국 기업 주도 지역재생의 새로운 표준을 넘어 글로벌 성공 사례로 우뚝 선 ‘로컬라이즈 군산’. 이 프로젝트를 이끌어 온 SK이노베이션 E&S 최은정 지속가능경영3팀장을 만나, 7년간 묵묵히 다져온 지역 상생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습니다.
Q1. 먼저, 사회 혁신 분야의 글로벌 최고 권위지인 SSIR 영문판 등재를 축하합니다. 전 세계 수많은 지역재생 사례 중에서도 ‘로컬라이즈 군산’이 특별히 글로벌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게 된 핵심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로컬라이즈 군산이 청년 창업가를 육성하는 방법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로컬 지원사업은 활용 범위나 방식에 다소 제한이 있었는데, 민간 지원사업은 이런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실행을 촉진하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다하면서 지속 가능한 창업 생태계 조성, 커뮤니티 지원에 중점을 두며 지원해 오고 있습니다.

Q2. 시간을 2019년으로 돌려보겠습니다. 당시 군산은 대기업의 철수로 큰 위기를 겪고 있었는데요. 기획 초기, 단순한 인프라나 시설 투자가 아닌 ‘창업가 육성’이라는 사람 중심의 지원으로 프로젝트 방향을 설정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A. 지역 기반의 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는 SK이노베이션 E&S에게 지역사회는 중요 고객이자 핵심 이해관계자입니다. 그들의 성장과 지지 없이는 사업 추진이 어려울 수 있기에 지역사회의 과제인 경제 침체, 지역재생은 SK이노베이션 E&S가 중점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문제는 장기적인 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기존 인프라 중심의 단기 지원에서 벗어나 지역의 스토리와 자원을 활용하는 로컬 콘텐츠 개발을 집중 지원하기로 했고, 그래서 지역 창업가를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3. 앞서 말씀 주시기도 하셨지만, 이번 SSIR 기사에서는 기업의 인내심 있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이 크게 강조됐습니다.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창업가들에게 묵묵히 곁을 내어줄 수 있었던 SK이노베이션 E&S만의 철학이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A. 지역재생을 직접 추진하고 실행하는 사람과 팀을 키운다는 것은 결국 창업의 과정을 함께하는 것과 같습니다. 보통 업계에선 창업 후, 수익이 창출되는 안정화 단계 진입 시점을 3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로컬 창업은 소상공인 중심 업종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더욱 긴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정부와 지자체 등의 많은 노력과 지원에도 불구하고 초기 창업자들의 1년차 생존율은 62.7%, 3년차가 지나면 39%에 불과합니다. 이를 기획 단계에서부터 경영층에 충분히 설명드렸고, 단기 성과에 집중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지원하라고 적극 지지해 주셨습니다.

Q4. 프로젝트가 궤도에 오르려던 2년차에 코로나19라는 치명적인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에 큰 타격이었을텐데, 오히려 245개의 신제품을 개발하고 판로를 개척하며 위기를 돌파했습니다. 당시 창업팀들이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었던 비결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로컬라이즈 창업팀들의 도전 정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보편화되어 있는 줌(zoom)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미팅과 코칭 도입을 주저함 없이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기존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 커머스 등 새로운 판로 개척을 위해 지원 방식을 빠르게 수정/보완했습니다. 이를 창업팀의 숙제로만 맡긴 것이 아니라 같이 어려움에 처한 지역 소상공인과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행복나래 등 SK그룹의 자원을 적극 활용하여 지원한 것이 성공 포인트였다고 생각합니다.
Q5. 성과 또한 놀랍습니다. 7년이 지난 현재 26개 창업팀 중 80%가 사업을 유지하고 40%가 군산에 정착했으며, 누적 매출 180억 원을 달성했는데요. 스타트업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이토록 높은 장기 생존율과 경제적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이는 운영팀, 지자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노력한 결과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창업팀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로컬라이즈 군산 초반부터 창업팀의 든든한 멘토 역할을 하셨던 연세대 국제대학원 모종린 교수님은 “지역 기반 창업가들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콘텐츠가 생산되는 로컬라이즈 군산은 국내외를 통틀어도 우수한 성공 사례”라고 평가하셨습니다. 다양한 협업이 가능한 커뮤니티를 통해 지역 내 창업팀들의 입지가 탄탄해지고, 지역 자원을 폭넓게 활용하며 다양한 로컬 콘텐츠를 개발하고 확산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6. 창업팀들이 군산의 흰 찹쌀 보리, 꿀, 건어물 등을 리브랜딩(rebranding)하고 주민 참여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등 철저히 지역에 뿌리를 둔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담당자로서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창업가와 지역사회(주민, 농어민, 소상공인) 간의 상생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지역 양봉 농부님과 협력해서 스틱 형태의 꿀을 만들어낸 ‘리디브’라는 창업팀이 떠오릅니다. 리디브 대표님이 워낙 아이디어뱅크고 혁신적이어서 군산 특산품을 활용해서 캡슐형 티(tea)를 만들어 내셨어요. 지금엔 스틱형 꿀이나 캡슐 커피가 보편화되어 있는데, 그땐 긍정적인 피드백을 못 들어 좌절하셨었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다른 창업팀에게 고민상담도 하고 도움도 요청하면서, 서울 토박이인 분이 연고도 없는 군산 농부님들을 찾아다니며 열심히 설득했는데요. 그 결과 스틱형 꿀을 생산/판매할 수 있게 되었고, 행복나래 우수 상품으로 선정되어 온라인 판매/브랜딩 지원도 받게 됐죠. 그러면서 군산에서 양봉을 업으로 하시는 농부님들이 리디브 대표님과 함께 일하려고 대기하셨을 정도로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셨던 에피소드가 생각납니다.
Q7. 로컬라이즈 군산은 정부 정책의 벤치마킹 대상을 넘어, 이제 글로벌 임팩트 생태계에서도 대표적인 지역재생 사례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SK이노베이션 E&S는 이 값진 성공 경험과 노하우를 앞으로 타 지역이나 관계사로 어떻게 확산해 나갈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A. 2019년 군산에서 시작한 청년 창업가 육성을 통한 SK이노베이션 E&S만의 지역 상생형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SV) 모델이 이제는 글로벌까지 진출하였습니다. 처음 이 프로젝트를 기획했을 때 군산을 시작으로 타 지역으로의 확산, 나아가 최종적으로는 글로벌 프로젝트로까지 성장하는 목표를 세웠었는데 감사하게도 달성하게 되었네요.
로컬라이즈 군산 프로젝트는 이미 SK그룹 멤버사로 확산되어 경북 영주, 전북 정읍에서도 지역재생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SK이노베이션 E&S는 자회사를 중심으로 에너지 설루션 사업을 추진하는 부산에서 민·관·학 협력을 통해 환경/에너지 분야 소부장 기업을 발굴·육성하는 ‘아임 인 부산’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또한 작년부터는 국내를 넘어 인도네시아에서도 환경/에너지 분야 청년 창업가를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한국-인도네시아 간 글로벌 협력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SK이노베이션 E&S는 앞으로 더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펼쳐 나갈 예정인데요. 많은 성원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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