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일프라이스닷컴, 미국 전력 시장과 빅테크 기업 동향 분석 기사 눈길
■ 전력 수요 폭발 속 구글·마이크로소프트·메타는 자체 발전소 건설에 나서
■ 데이터센터 자체로만 세계 5위 규모 에너지 소비국 수준
인공지능(AI)은 현재 두 개의 청구서를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하나는 막대한 인프라 투자 비용이고, 다른 하나는 그 인프라를 돌릴 전기의 값이다. 첫 번째 청구서는 이미 주가와 실적 발표에 반영됐다. 그런데 두 번째 청구서, 즉 에너지 비용이 본격적으로 도착할 채비를 하고 있다.
에너지 데이터 분석 매체인 오일프라이스닷컴(OilPrice.com)의 에너지 전문 기자인 이리나 슬라브(Irina Slav)는 지난 6월 3일 기고를 통해 이러한 구조적 갈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가 지역 전력망을 잠식함에 따라, 고민이 깊어진 빅테크가 전기를 직접 조달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전환 시대에 천연가스와 원자력이 무대 중앙에 서고 있음을 주목하고 있다.
1. AI – 성과와 비용의 시간차
AI 열풍에 가장 먼저 올라타고 있는 곳은 기업이다. 문제는 당장 들어가는 비용과 AI를 통해 얻어지는 성과 간에 시간차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코드 커밋*의 25%가 AI로 생성됐다’는 놀랍지만,
— Uber COO, 앤드루 맥도널드(Andrew Macdonald), Gizmodo (2026.5.26)
그것이 실제 소비자향의 기능 출시로 이어졌느냐는
선을 긋기가 매우 어렵기도 하다.
(*)코드 커밋: 버전 관리 시스템에서 파일의 변경 사항을 로컬 저장소에 영구적으로 기록하는 핵심적인 행위
우버(Uber)는 2026년 전체 AI 예산을 첫 4개월 만에 소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AI 코딩 도구 사용량이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결국 우버는 직원 1인당 월 1,500달러의 AI 도구 사용 상한선을 도입했고, 채용 속도도 늦추기로 했다. 역설적이게도 비용 통제를 위해서지만, 생산성 향상 효과는 아직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리나 슬라브 기자의 견해다.
월마트도 사내 AI 에이전트 사용량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 Bloomberg (2026.6.2)
투자를 정당화하면서도 동시에 치솟는 컴퓨팅 비용을
억제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곳들도 있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들은 AI 스토리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건 스탠리 역시 올해 살펴봐야 할 이슈 중 하나로 ‘AI 자본 붐과 생산성 향상 연계’를 꼽았다. 막대한 투자 금액이 들어가고 있는 상태에서 전력 수요는 지금 당장 지불해야 할 청구서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2. 전력 수요 폭발 – 숫자로 보는 규모
AI 회의론과 별개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이미 현실이다. 그 규모는 국가 단위로 비교해야 할 수준이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2024년 기준)
415 테라와트시(TWh)/年
2030년에는 945 TWh로 두 배 이상 증가 전망 (IEA 기준 시나리오)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25년 한 해 17% 증가했다.
— IEA, Key Questions on Energy and AI (2026.4)
AI 특화 데이터센터의 증가폭은 이보다 훨씬 빠른 50%에 달했다.
AI 1개 작업당 에너지 효율은 개선되고 있지만,
AI 사용 자체의 폭발적 확산이 효율성 향상 속도를 앞섰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최근 5년간 연평균 12% 증가,
— Brookings Institution (2026.4.2)
이는 전 세계 전체 전력 수요 성장률의 4배 이상이다.
2026년 기준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국가로 본다면,
일본과 러시아 사이인 세계 5위 에너지 소비국 규모다.
골드만 삭스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16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는 글로벌 전력망에 전례 없는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는 이미 미국 전체 전력 소비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 빅테크의 비용을 누가 내는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지역 전력망과 충돌하면서, 전기요금에 대한 일반 가정의 볼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지적한다. 미국 동부와 중서부 13개 주를 관할하는 최대 전력망 운영사, PJM이 그 갈등의 진앙지다.
기존 및 예정된 데이터센터의 부하가
— Utility Dive / PJM Independent Market Monitor (2026.5)
2025~2026년, 2026~2027년, 2027~2028년 세 차례 용량 경매에서
총 231억 달러의 비용 증가를 초래했다.
데이터센터는 PJM 최근 경매 비용의 약 절반을 유발하고 있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면 PJM 소비자들은
— Utility Dive (2025.12)
신규 데이터센터들이 가용 전력 공급을 계속 초과하게 돼
2033년까지 1,000억 달러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2028년이면 지역 가정은 전기요금으로 매달 70달러를 더 내야 할 수 있다.
2024년 PJM 용량 경매 가격은 전년 대비 9배 이상 폭등해 메가와트(MW)/일당 269.92달러를 기록했다. 그 결과 PJM 관할 지역의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전력 용량 비용은 2023~2024년 22억 달러에서 2024~2025년 147억 달러로 수직 상승했고, 2025~2026년에는 161억 달러로 또 늘었다.
우리는 지역 사회가 마이크로소프트나 메타 같은 빅테크 기업의 전기요금을
— Sierra Club 선임 자문 제시 에이드보(Jessi Eidbo) 성명
대신 내도록 강요받지 않도록 의원들, 활동가들, PJM과 함께 끊임없이 일해왔다.
텍사스의 한 카운티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금지했고,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파크시는 데이터센터 금지 투표를 실시했다. 뉴저지 앤도버도 마찬가지다. 전기요금 상승 외에 대규모 수자원 소비, 소음과 경관 훼손, 그리고 지역 삶의 질 저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인 다수가 자신이 사는 지역에
— 갤럽 여론조사 (2026)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것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산업 분야의 글로벌 리서치 기업인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는 이번 달 발간한 보고서에서 데이터센터가 필요로 하는 전력·송전 인프라 투자 비용을 빅테크 스스로 부담하도록 강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입법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리드 제약도 관건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공급망 병목, 허가 지연, 전력 공급 부족 등이 빅테크의 새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늦추는 요인이라고 보도했다.

4. 해법 – ‘전기, 직접 만든다’
반발과 제약에 직면한 빅테크가 선택한 답은 단순하다. 직접 발전소를 짓는 것이다. 전력망에 기대지 않고 자체 전력을 생산해 데이터센터에 공급하는 모델이 2026년 들어 산업의 표준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분석한다.
아마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xAI, 오라클, 오픈AI.
— Abhishek Gautam 분석 (2026.3)
이 7대 AI 기업 모두가 현재 자체 전용 전력 생산 시설을 건설하거나 계약하고 있다.
전력 소비자에서 전력 생산자로의 전환은
2026년 테크 산업에서 가장 덜 주목받지만 가장 결정적인 변화 중 하나다.
① 천연가스: 당장 쓸 수 있는 현실 해법
IEA에 따르면 현재 데이터센터 전력의 약 26%가 천연가스에서 나온다. 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는 간헐성 문제로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어렵다. 이 공백을 단기간에 메울 수 있는 것은 천연가스뿐이라는 주장이다.
메타(Meta)는 루이지애나 AI 시설에 7기가와트(GW)의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 Tom’s Hardware (2026.3.28)
천연가스 발전소 7곳의 건설 자금을 직접 지원하기로
엔터지(Entergy)와 계약을 체결했다.
② 원자력: 2030년대를 겨냥한 장기 베팅
더 야심찬 해법은 원자력이다. 안정적이고, 탄소 배출이 없으며, 24시간 기저 부하 공급이 가능하다. 빅테크는 현재 원자력에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민간 자본을 쏟아붓고 있다.
빅테크의 미국 원자력 용량 계약 (2026년 기준)
9.8기가와트(GW)+α 확약
13건의 계약 – 구글,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https://smrintel.com/)
구체적인 움직임은 이미 상당히 진행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4년 폐쇄됐던 3마일 아일랜드(Three Mile Island) 원전 재가동을 위해 20년, 835메가와트(MW) 규모의 전력 구매 계약(PPA)을 체결했다. 이는 총액 약 160억 달러 규모다. 이 원전은 2027~2028년부터 전력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메타는 52억 와트(5.2GW) 규모로 가장 큰 원자력 계약을 약속했지만
— smrintel.com (2026.5)
실현 시기는 2032~2035년으로 가장 늦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신규 건설 대신
기존 원전 재가동을 선택해 가장 먼저 핵 전력을 받게 된다.
소형모듈원자로(SMR)도 주목받고 있다. 구글은 카이로스 파워(Kairos Power)와 500MW 규모의 SMR 계약을 체결했고(2030년 이후), 아마존은 X-에너지(X-energy)에 5억 달러를 투자했다. 다만 SMR의 실제 상업 운전까지는 빠르면 5년, 현실적으로는 2030년대 초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5. 수익성 딜레마
이 모든 움직임은 사실 하나의 근본적인 질문으로 수렴된다. AI가 그 막대한 비용을 정당화할 만큼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가에 명백하게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에 전력 인프라 투자까지 더해지면, AI 서비스의 가격 경쟁력과 수익 구조는 더 복잡해질 수 있다.
AI 혁명의 속도는
— IEA, Key Questions on Energy and AI (2026.4)
그것을 뒷받침하는 물리적·사회적·경제적 시스템의 속도와
점점 더 대조를 이루고 있다.
빅테크가 자체 발전소를 짓는 것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가장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해법이기도 하다. 전력망에 부담을 주지 않고 AI를 돌릴 수 있다면, 일각에서 제기된 데이터센터 금지 조례의 명분도 약해진다. 물론 그 비용은 AI 서비스 이용자들이 나눌 가능성이 높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정책 결정권자, 기업, 투자자 등 그 어느 누구도 전력 대란을 방치해두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렇다면 결국 본질적인 주안점은 ‘누가 전기를 공급하느냐보다 누가 그 비용을 치르느냐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오일프라이스닷컴의 ‘이리나 슬라브’가 얘기하고 싶었던 속뜻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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