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타르·미국·아르헨티나가 이끄는 차세대 LNG 물량 경쟁
■ 국내 수입선 다변화와 조선 수주에 동시 영향 주나
💡 핵심 요약
- 지난봄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카타르 라스라판 LNG 시설 일부가 3~5년간 가동을 멈추면서, 세계는 카타르·미국·아르헨티나가 주도하는 차세대 LNG 프로젝트에 주목하고 있음
- 카타르는 한국의 2위 LNG 공급국(2025년 1~8월 기준 487만 톤)으로, 이번 시설 피격은 국내 수급에도 직접 영향을 미침
- 한국은 도입선 다변화와 LNG 운반선 수주 확대라는 반사이익 기대 시각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천연가스 가격 상승의 직격탄이 되었다. 아시아는 카타르·UAE 등 중동 주요 생산국이 수출하는 LNG의 90% 가까이를 소화하고, 유럽도 중동산 LNG의 7~11%를 수입한다.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은 카타르 라스라판 LNG 4·6번 트레인*과 펄GTL 2번 트레인을 직격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라스라판 운영사인 카타르에너지는 두 시설 복구에 3~5년이 걸려 연간 약 1280만 톤의 LNG 생산능력이 그 기간 묶일 것으로 추산했으며, 펄GTL 2번 트레인의 공동소유기업인 카타르에너지와 쉘은 1년가량의 가동 중단을 예상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레인: LNG 시설에서 원료가스를 액화해 LNG로 만드는 개별 생산라인 단위. 하나의 LNG 수출기지는 보통 여러 개의 트레인을 나란히 지어서 전체 생산능력을 늘리는 방식으로 확장함
호르무즈 해협 운항 차질이 카타르산 LNG 수출 억제 및 공급망 위기로 이어진 가운데, 쉘(Shell)의 ‘2026 LNG 전망 보고서(LNG Outlook 2026)’는 각국이 유연하고 안정적인 에너지 안보 수단으로 천연가스·LNG를 계속 우선시하면서, 2050년까지 세계 LNG 수요가 2025년보다 65% 늘어난 연간 약 7억 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 차세대를 이끌 5대 메가 프로젝트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이런 수요 확대에 대응할 개발 중인 최대 규모 LNG 프로젝트 5곳을 꼽았다.
① 카타르 노스필드 확장
카타르에너지는 미국 오일필드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와 노스필드웨스트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카타르의 LNG 생산능력을 연 7,700만 톤에서 1억 4,200만 톤까지 늘리는 전략의 일환으로, 노스필드웨스트 단계만으로 연 1,600만 톤이 추가된다. 최초 생산은 2020년대 말로 예정돼 있다.
② 알래스카 LNG
미국의 에너지 인프라 개발·투자기업인 글렌판그룹이 75%(알래스카주 25%) 지분을 보유/개발 중인 프로젝트로, 알래스카의 북쪽 끝 노스슬로프에서 남부 항구도시 니키스키까지 약 1,300km에 이르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의 최신 보도에 따르면 글렌판은 최종투자결정(FID)에 앞서 추가 구매자 2곳과 협상 중이며, 현재 목표 물량(연 2,000만 톤)의 80% 확보 조건 중 1300만 톤 이상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③ 아르헨티나 LNG
안데스산맥 동쪽 기슭의 세계 최대 셰일가스전 중 하나인 바카무에르타 가스전을 활용하는 프로젝트로, 팬아메리칸에너지(아르헨티나)와 골라LNG(노르웨이)가 2027년 목표로 부유식 LNG(FLNG) 설비(연 245만 톤)를 추진하는 소규모 사업과, 아르헨티나 국영 에너지 기업 YPF·이탈리아 에너지 기업 에니(Eni)·UAE 소재 XRG가 2026년 말 FID를 목표로 하는 연 1,200만~3,000만 톤 규모의 대형 사업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
④ 리오그란데 LNG(텍사스)
미국의 넥스트디케이드가 개발하는 최대 연 4,800만 톤 규모 수출터미널로, 1·2번 트레인 공정률이 74%를 넘어 2027년 상반기 첫 생산이 예상된다. 토탈에너지스·ADNOC·아람코·코노코필립스 등이 구매자로 참여하고 있다.
⑤ 포트아서 LNG(텍사스)
셈프라인프라스트럭처(美)가 코노코필립스와 공동 개발하는 270억 달러 규모 프로젝트로, 연 2,600만 톤 규모다. 1단계 물량은 이미 완판됐고, 120억~140억 달러 규모의 2단계 확장에도 FID가 완료돼 최종적으로 4개 트레인 체제로 확대될 예정이다.
| 국내에 끼치는 영향
카타르 LNG 공급 이슈는 우리나라와 무관할 수 없다. 카타르는 2025년 1~8월 기준 한국의 2위 LNG 공급국으로 487만 톤을 공급했는데, 라스라판 가동 중단으로 이 공급선의 상당 부분이 최소 수년간 흔들리게 된 것이다. 실제로 라스라판 가동 중단 소식이 전해진 직후 국내 증권가에서는 국내 조선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카타르 LNG 수출 중단이라는 이중 악재 속에서, 아시아·유럽 국가들이 대체 공급처로 미국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 곳들도 있었다.
| 수입선 다변화 노력
한국은 이미 수년 전부터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들을 해 왔다. 알래스카 LNG로부터 20년간 연 100만 톤을 들여오는 기본합의서(HOA)를 체결한 소식이라든가, 글로벌 원자재 중개 기업인 트라피구라(Trafigura)와의 10년간 연 330만 톤 공급계약 등 미국산 LNG에 대한 언론보도가 이어졌다.
미국산 장기계약과는 다른 다변화 사례도 있다. SK이노베이션 E&S는 2012년부터 호주 북서부 해상 바로사(Barossa) 가스전 개발에 지분 37.5%로 직접 참여해왔는데(호주 산토스 50%, 일본 JERA 12.5%), 올해 1분기 이 가스전에서 생산된 첫 LNG 카고가 충남 보령LNG터미널에 입항했다. 20년 계약 기간에 매년 130만 톤씩 확보하는 구조로, 단순 구매계약이 아니라 해외 자원개발 지분을 통해 물량을 직접 확보하는 방식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뒤이어 같은 가스전에서 나온 초경질유(콘덴세이트)도 8월 초 인천항을 통해 처음 들여왔는데, 회사 측은 이를 중동 편중 수급 구조를 분산시키는 자원안보 차원의 성과로 설명했다.

| LNG 운반선 수주 확대 기대감 시각
공급망 재편은 국내 조선업계엔 반대로 기회 요인이다. 한국은 이미 세계 LNG 운반선 건조를 주도하고 있다. 클락슨리서치 집계를 인용한 국내 매체 보도에 따르면 2026년 전 세계 LNG선 발주는 플라크민 LNG 2단계, 포트아서, 리오그란데 LNG 1단계 등 대형 프로젝트의 FID가 이어지면서 115척 규모로 반등할 전망이다. 카타르의 선단 갱신 프로그램만으로도 추가 15~30척 발주가 예상된다.
유럽의 해운 선박 온라인 매체인 헬레닉쉬핑뉴스에 따르면 카타르에너지 최고경영자(CEO) 사드 셰리다 알-카비(Saad Sherida Al-Kaabi)는 지난 2월 도하에서 열린 ‘LNG 2026’ 전시회에서 늘어나는 LNG 물량을 안정적으로 수송하기 위해 선단을 대폭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2020~2024년에도 두 단계에 걸쳐 LNG선 128척을 발주했는데, 이 중 98척을 한국이, 30척을 중국이 수주한 바 있다. 이번 2차 발주 경쟁에서는 중국선박집단(CSSC)이 도하에 첫 해외 대표사무소를 여는 등 추격에 나서면서, 한국과 중국 조선업계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종합하면 한국은 카타르산 LNG 공급망 이슈와 글로벌 기업들의 5대 메가 프로젝트 추진이라는 변화 속에서 공급선 다변화 등의 숙제를 저마다의 해법을 가지고 풀어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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