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 제조 현장의 실질적 AI 혁신: 2026 울산포럼, 숙련자의 노하우와 AI를 결합한 ‘듀얼 브레인’과 로봇·드론(피지컬 AI)을 통해 울산 공장 현장에 즉시 적용 가능한 해법 제시
- 공장을 넘어 시민의 일상으로: 제조 AI의 혁신을 전통시장 화재 예방, 어르신 돌봄, 생활 밀착형 AI 에이전트 등 시민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영역으로 확장
- 사람 중심의 ‘SK AI 밸류체인’ 증명: WAVE 2026 전시를 통해 데이터센터부터 현장 맞춤형 에이전트까지 이어지는 생태계를 선보이며, 기술을 완성하는 핵심은 결국 ‘사람’임을 강조
9월 11일 오전,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는 명찰을 목에 사람들로 가득했다. 그들이 향한 곳은 ‘2026 울산포럼’이 열리는 3층 행사장. 막이 오르기 전부터 무대 중앙을 꽉 채운 대형 스크린에는 올해 울산포럼의 주제인 ‘Leading AX, Smart Life 울산’이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울산은 이미 앞서 진행된 수차례의 인터세션(inter-session)을 통해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서로 다른 거대한 제조 현장에 AI를 어떻게 수혈하고, 그 경험을 지역 전체의 완벽한 AX(AI Transformation) 경쟁력으로 펌프질할 것인지 머리를 맞대왔다.
그 과정 속에서 데이터와 실증, 전문 인력, 기업 간 협업이라는 ‘실행의 필수 조건’들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베테랑의 손끝에 밴 현장의 경험을 AI가 읽을 수 있는 데이터로 어떻게 치환할 것인가. 실험실에서 개발된 기술을 쇳물 끓는 실제 생산 라인에서 어떻게 멈춤 없이 검증할 것인가. 그리고 그 성공의 과실을 지역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어떻게 흩뿌릴 것인가.
지난 수개월간 울산 곳곳의 공장과 연구실에서 쏟아졌던 이 질문들은, 마침내 9월 11일 울산포럼의 주제인 ‘Leading AX, Smart Life 울산’으로 뭉쳐졌다.
이날 행사에는 최태원 SK 회장을 포함해 SK텔레콤 정재헌 사장, SK가스 윤병석 사장, SK엔무브 김원기 사장, SK에너지 겸 SK지오센트릭 김종화 사장, SK디스커버리 손현호 사장, SKC 김종우 사장 등 SK 주요 멤버사 최고경영자(CEO) 및 김상욱 울산광역시장, 울산시의회 이영해 의장, 울산상공회의소 이윤철 회장 등이 참석했다.
01 | ‘Leading AX, Smart Life 울산’, 하루의 방향을 열다
오전 9시 30분 객석을 채우던 웅성거림이 차분히 가라앉자, SK에너지·SK지오센트릭 김종화 사장과 울산상공회의소 이윤철 회장의 개회사로 ‘2026 울산포럼’의 막이 올랐다.
김종화 사장은 개회사에서 “울산은 세계적 수준의 제조 현장과 우수 대학, 연구기관들이 협력과 실증을 함께 이루고 있다”며 “이번 포럼을 발판 삼아 울산이 AI 수도로 도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윤철 회장도 AI와 로봇의 결합이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고, 사람이 맡아온 위험 작업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대한민국을 지탱해 온 탄탄한 제조 기반이 숨 쉬는 산업 도시, 울산. 이곳이야말로 AI를 실제 산업 현장에 연결할 최적의 장소라는 것이다.
김상욱 울산광역시장은 축사에서 “AI 경쟁이 현재 모델 구축에서 향후 산업 현장의 활용으로 확장되면 세계적인 제조 기반과 현장 노하우를 갖춘 울산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울산의 제조 현장과 AI를 연결해 산업 AX를 선도하는 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금부터 지혜와 힘을 모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광역시의회 이영해 의장, 울산대학교 오연천 총장도 행사의 개막을 축하하는 인사말을 전했다.
02 | 제조 AX, 한 기업의 기술에서 ‘지역의 실행력’으로
이어 산업통상부 이민우 산업성장실장이 무대에 올랐다. ‘지역 거점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제조 AX 추진 방향’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의 화두는 현장에서의 실행과 확산이었다. 기술을 보유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기계가 돌아가는 제조 현장에서 실제 성과를 내게 하는 일. 그리고 한 공장의 성과를 다른 생산 라인과 협력사, 산업단지 전체의 경쟁력으로 넓히는 일이었다.
연설 내내 ‘울산’이라는 지명은 제조 AX의 거점으로 거듭 호명됐다. 자동차의 조립 라인, 거대한 배를 건조하는 도크(Dock), 복잡한 배관이 얽힌 석유화학단지 등 서로 다른 성격의 제조업이 밀집한 울산은, AI를 공정에 활용하고 그 경험을 이웃 산업으로 전파할 수 있는 곳이다. 이를 뒷받침할 정책으로 제조 암묵지* AI 솔루션, 국가 제조 데이터 라이브러리, 제조 AI 파운데이션 모델, 풀스택 AI 팩토리 구축이 제시됐다.
*암묵지: 문서나 매뉴얼로 완전히 표현하기 어려운 숙련자의 경험·노하우

03 | 큰 그림이 ‘공장 안의 장면’으로 내려오다
그렇다면 실제 공장 안에서 AI는 어떻게 이용되고 있을까? 그 질문에 답하듯 SK에너지, 디든로보틱스, 인터엑스가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 분야 | 대표 사례 | AI의 역할 |
|---|---|---|
| SK에너지 (정유·석유화학) |
듀얼 브레인(Dual Brain) | 브레인 AI(Brain AI)의 판단력과 엔지니어의 경험·통찰을 결합 |
| 디든로보틱스 (조선) |
4족 보행 로봇 ‘디든 스파이더’ | 고위험 현장을 인지하고 직접 이동·작업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
| 인터엑스 (AI 팩토리) |
자율 제조 아키텍처 | 데이터 수집·표준화부터 제조 특화 AI와 자율 의사결정까지 연결 |
먼저, SK에너지 이재철 AI혁신기술실장이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울산CLX)가 추진하는 ‘듀얼 브레인(Dual Brain)’ 운영체계를 꺼내 들었다. 데이터와 노하우를 학습한 ‘브레인 AI(Brain AI)’ 곁에, 오랜 시간 공장을 지켜온 현장 엔지니어의 경험과 통찰을 나란히 세운 것이다. AI가 분석 결과와 판단 근거를 제시하면 사람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 현장을 아는 인간과 데이터를 읽는 AI가 서로의 강점을 보태는 구조였다.
이어진 조선 분야에서는 디든로보틱스 김준하 대표가 4족 보행 로봇 ‘디든 스파이더’를 소개했다. 자석 발로 철제 벽면에 붙어 이동하고 용접하는 로봇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작업 공간으로 AI의 활동 범위를 넓혔다. 인터엑스 김재성 CBO가 펼쳐 보인 것은 AI 팩토리의 구조였다. 설비를 통해 데이터를 모으고 표준화한 뒤, 제조 특화 AI 모델과 자율 의사결정으로 연결하는 과정들. 정해진 동작을 반복하는 자동화를 넘어, 생산 현장의 변화를 읽고 스스로 판단하는 자율 제조로 나아가려면 데이터 기반부터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한자리에 모인 패널들이 ‘실증’, ‘데이터와 표준화’, ‘사람과 생태계’에 대한 토의를 모두 끝낼 무렵, 제조 AX는 그저 ‘가능한 기술’이 아니라 ‘실제로 움직이게 할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다가왔다. 기술을 시험할 공간, 함께 활용할 데이터, 현장을 아는 사람과 기업 간 협업을 연결하는 일이었다.
05 | AI의 무대가 공장에서 ‘사람의 하루’로 넓어지다
오후는 도시의 골목과 시민의 일상으로 방향을 틀었다. 두 번째 세션 ‘AI for Everyone, Smart Local 울산’은 일상에 스며든 인공지능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품을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자리였다. 오전에 ‘사람과 AI가 공장에서 어떻게 협업할 것인가’를 고민했다면, 오후에는 ‘그 AI가 퇴근한 시민의 하루를 어떻게 바꿔놓을 것인가’로 확장된 셈이다.
업스테이지 AI 교육부문 손해인 대표, UNIST 인공지능대학원 임민혁 교수의 기조담화가 오후의 문을 열었다. 손 대표가 꺼낸 사례의 주인공은 개발자가 아닌 인사 담당자였다. 조직개편, 인사이동 관련 문서를 만드는 데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경험을 소개하며, AI를 잘 쓰려면 본인의 업무와 활용 목적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의료 현장 이야기를 꺼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아의 움직임을 AI로 분석해 발달 지연을 조기 발견하려는 연구였다. AI가 찾아낸 신호가 의료진의 판단과 개입으로 이어져야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향한 곳은 같았다. 각자의 삶과 일에서 해결이 필요한 문제를 찾고, AI를 활용해 실질적인 도움으로 연결하는 것.

06 | AI가 바꿀 울산의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
이어진 패널토의에선 전통시장 안전과 어르신 돌봄, 응급의료 등 시민이 피부로 느끼는 문제들에 대해 함께 고민했다. 아이티공간 윤혜진 부사장은 공장에서 쌓은 전류 분석 기술을 전통시장의 스마트 전기화재 안전시스템으로 확대한 사례를, 돌봄드림 김지훈 대표는 생체 신호와 생활 데이터로 돌봄 어르신을 찾는 방식을 소개했다.
또한 달구 박시은 대표는 구급차와 병원 사이의 환자 정보를 잇는 AI기술을,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제영준 창업본부장은 시민이 발견한 문제를 스타트업의 기술과 연결해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기관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오전의 ‘제조 AX’가 공장 안에서 AI를 움직일 방안을 찾는 것이었다면, 오후의 ‘Smart Local’은 그 혁신의 온기를 도시 전체로 넓히는 시간이었다.
다음으로 ‘모두의 AI와 울산의 시너지’를 주제로 특별 발표에 나선 SK텔레콤 유경상 AI CIC장은 공공혜택 안내부터 예약·결제까지 돕는 실행형 AI 에이전트를 소개했다. 지역의 기업·기관과 서비스를 연결하고, 앱 설치가 익숙하지 않은 시민의 일상도 AI가 돕도록 만들겠다는 이야기에 현장에선 기대의 말들이 오갔다.

07 | 포럼에서 들은 AX를, WAVE 2026에서 직접 체험하다
포럼 객석에 앉아 제조 AX의 미래를 듣고 있자니, 전날UECO 1층 전시장에서 둘러봤던 ‘울산세계미래산업박람회(WAVE 2026)’ SK 전시관이 자연스레 머릿속에 오버랩됐다.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열린 WAVE 2026. 참여 업체 중 단연 최대 규모로 꾸려진 SK 전시관은 ‘SK, Leading AX Future’라는 슬로건 아래, SK의 AI 데이터센터(AI DC)에서부터 울산CLX 제조 현장으로 이어지는 ‘SK AI 밸류체인’을 하나의 동선으로 펼쳐냈다.
전시관 입구에 들어서면 울산광역시 남구 용연동에 지어지고 있는 ‘SK AI DC’를 형상화한 거대한 터널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 터널을 통과해야만 제조 AI 현장으로 들어설 수 있도록 만들어, ‘데이터센터가 곧, 모든 제조 AX의 심장’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깨닫게 했다.
터널을 빠져나온 뒤 가장 먼저 관람객의 시선을 끄는 건, ‘듀얼 브레인(Dual Brain)’의 비전을 담아낸 대형 스크린과 정교한 울산CLX 미니어처가 결합된 대형 조형물이었다. 60여 년 전 대한민국 최초의 정유공장으로 닻을 올렸던 울산CLX가, 이제는 듀얼 브레인을 장착하고 더 가치 있고 효율적인 미래형 공장으로 도약하겠다는 선언과도 같았다. 차가운 AI의 ‘판단력’에 수십 년 땀 흘려온 현장 엔지니어의 ‘경험과 통찰’을 결합한다는 듀얼 브레인의 메시지가 영상과 함께 스크린을 가득 채우자, WAVE 2026을 찾은 관람객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듀얼 브레인이 제시하는 울산CLX의 미래를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기면 ‘공정 최적화 AI(Process Optimization AI)’ 존에서 본격적인 AX의 실체를 만날 수 있었다. 관람객이 직접 터치스크린 앞에 서서 공장의 복잡한 운전 조건을 이리저리 체험해 보는 공정 운영 시뮬레이터. 인간이 계산하기 힘든 수많은 변수를 꿰뚫은 AI가 최적의 에너지 효율값을 빠르게 스크린에 띄웠다.
이어진 ‘설비 예지 정비 AI(Trouble Prediction AI)’ 존에서는 ‘스카디(SKADI)’가 관람객을 맞았다. 인간의 오감으로는 놓치기 쉬운 거대한 설비의 이상 징후를 AI가 조기에 낚아챈다. 이로 인해 현장 작업자들의 한발 앞선 정비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여의도 면적에 맞먹는 약 250만 평 규모의 거대한 울산CLX. 이를 비전 AI(Vision AI)가 실시간으로 훑는 영상관제 시스템을 소개한 ‘쉴드(SHEild) AI’ 존도 인상 깊었다. 화면 속에서는 크롤러 로봇과 드론, 4족 보행 로봇개가 사람의 발길이 닿기 힘든 사각지대를 누비며 공장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었다. 특히 현장에 실제 투입되는 드론 실물도 전시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 ‘1인 1에이전트(Agent)’ 존은 의외의 뭉클함을 안겼다. 이 구역의 주인공은 유명 IT 기업의 전문 개발자가 아니라, 헬멧을 쓰고 공장을 누비는 울산CLX의 현장 엔지니어들이었다. 이들이 ‘내 업무에 당장 필요한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 직접 코딩하고 빚어낸 맞춤형 AI 에이전트들이 화면을 채웠다. 기술이 아무리 고도화되어도, 그 기술을 현장의 맥락에 맞게 벼리고 다루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사실.


08 | 제조 AI∙시민 행복∙예술 아우른 ‘AI시티(City)’로 도약하는 미래도시 울산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클로징 세션에서 “미래 울산은 AI시티의 모습이 되어야 한다”며 “제조 AI에 기술과 제조 관련 솔루션 및 데이터를 더해 발전시키고, ‘모두의 AI’를 통해 울산 시민들의 행복을 높여 나가며, 도시에 감성을 더해 예술이 있는 산업도시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미래상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AI 트렌드로 최 회장은 속도(Speed)∙규모(Scale)∙안전(Safety)에 더해 ‘비즈니스 모델 구축’과 ‘지속가능성’을 새로운 과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제조 AI는 기술이 중요하며, 생산성을 높여야 하지만 규모 있는 데이터 플랫폼이 없다면 쉽지 않다”며 “데이터를 모으고 필요한 데이터의 규모를 키우는 것은 울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제이며, 이것이 선행돼야 제조 AI의 성공 확률은 높아진다”고 말했다.

Leading AX, Smart Life 울산. 그것은 AI가 인간을 소외시키는 미래가 아니라, 사람과 AI가 기꺼이 각자의 강점을 나눠 가지며 함께 더 나은 정답을 찾아가는 ‘가장 울산다운 내일’의 예고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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