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tery Deep Dive] SK온 4대 R&D ⑥편: 각형 온 벤트 셀 – 배터리 안전을 위한 설계 혁신

2026. 04. 13 SK이노베이션 4분 읽기
‘각형 온 벤트 셀’, 인터배터리 2026 어워즈 수상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6’에서 SK온의 ‘각형 온 벤트 셀(On-vent Prismatic Cell)’이 어워즈를 수상했다. 각형 캔의 다양한 위치에 벤트(Vent)를 형성할 수 있는 기술로, 각형 배터리의 안전성과 설계 유연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벤트는 무엇일까. 또 어떤 기술적 차별성이 어워즈 수상으로 이어졌을까.

‘각형’ 배터리 시대

각형 배터리(Prismatic Battery)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전기차 시장. 글로벌 배터리 시장조사기관 SNE Research의 <EV Tracker>에 따르면, 각형 배터리 비중은 2021년 약 59%에서 2025년 77%까지 증가했다. 알루미늄 캔 기반 구조로 외부 충격에 강하고 내구성이 우수하다는 점이 글로벌 완성차(OEM)들의 채택을 이끈 배경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SK온은 ‘각형 온 벤트 셀’을 선보인다. 각형 배터리에 열 확산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확대되는 배터리 열관리 요구를 반영한 구조 설계 기술이다. 시장조사기관 Grand View Research는 전기차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 시장이 2024년 약 54억 달러에서 2030년 약 290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각형 배터리 안전의 핵심, 벤트

벤트란 과충전·과전류 등 이상 현상으로 셀 내부에 가스가 발생하고 압력이 상승할 경우, 일정 수준에서 개방되는 가스 배출구다. 벤트는 각형 배터리에만 존재하는 구조는 아니다. 원통형 배터리에도 적용된다. 하지만 각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캔 구조를 기반으로 벤트 형상과 위치를 설계 단계에서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벤트의 파단압* 설정과 개방 위치, 배출 방향은 열확산 대응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며, 단순 압력을 해소하는 안전 장치를 넘어 열확산을 제어하는 설계 요소로 기능한다.

*파단압: 내부 압력이 일정 수준으로 상승했을 때 벤트가 개방되도록 설정된 기준값.

접합에서 식각으로, SK온의 ‘각형 온 벤트 셀’

일반적으로 벤트는 별도의 금형 가공 부품으로 제작해 각형 배터리 캔에 접합·용접하는 방식이었다. 프레스 가공한 벤트를 캡 윗면에 조립∙용접해 캡 어셈블리(Cap Assembly)를 제작한 다음, 이를 각형 알루미늄 캔에 삽입하는 구조다. 이러한 방식은 벤트 위치가 상부에 고정된다는 한계가 있다. 벤트 위치를 변경하려면 별도의 금형 수정이 필요하다. SK온의 ‘각형 온 벤트 셀’은 레이저 인그레이빙(Engraving) 공정을 적용해 각형 알루미늄 캔의 원하는 위치에 벤트를 직접 식각하는 기술이다. 벤트를 ‘접합 부품’이 아닌 ‘셀 구조’로 통합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1) 공정 단순화: 기존 벤트 조립·용접 공정이 생략된다. 부품 개발 비용과 공정 기간을 줄일 수 있으며, 차종 및 시리즈별 요구 조건에도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2) 위치 설계 자유도: 레이저 식각을 통해 캔 상단뿐 아니라 측면이나 하단 등 원하는 위치에 벤트를 구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열확산 대응을 고려한 팩 단위의 구조 설계 범위도 확장된다.


3) 정밀 제어 역량: 레이저 제어 기술로 벤트 파단압의 주요 요소인 홈(notch) 깊이를 정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 기존 방식이 각형 캔 전체에 열처리 공정을 적용하는 것과 달리, ‘각형 온 벤트 셀’은 국부 레이저 공법으로 필요한 부위에만 열을 가해 연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캔의 물성 저하를 최소화한다.

가스 배출 방향 제어가 가능한 설계

‘각형 온 벤트 셀’ 기술의 핵심은 벤트 위치를 설계 변수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원하는 위치에 벤트를 식각해 내부 압력과 가스의 배출 방향 제어(Directional Venting)가 가능하다. 열폭주 발생 시 고온의 가스가 인접 셀로 확산되기 전 외부로 빠르게 배출함으로써 2차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셀 조립 방향에 맞춰 배출구(Vent hole) 위치를 설정하고, 팩 단위에서는 배출 경로(Vent Path)차량 하부 또는 측면으로 유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가스나 열을 탑승자 방향이 아닌 차량 외부를 향하는 하단이나 측면으로 배출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6,000회 내구성 테스트 완료

내구성 측면에서도 성능이 확인됐다. 기존 Al1000계열 박판 벤트 부품은 약 0.5mm 두께로, 1mm 수준의 알루미늄 캔 대비 강도가 낮아 외부 충격이나 취급 과정에서 스크래치나 소성 변형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 반면, ‘각형 온 벤트 셀’은 알루미늄 캔에 직접 가공해 구조적 강도를 확보함과 동시에 내구성도 개선했다. 압력 범위 1↔4.5 kgf/cm², 승압 속도 0.1 kgf/cm²/s(@RT) 조건에서 6,000회 사이클(Cycle) 테스트를 반복 진행한 결과, 기존 벤트와 달리 변형이 발생하지 않았고 목표 파단압도 만족했다. 이는 셀 수명 기간 동안 벤트 손상과 불량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음을 보여준다.

SK온은 레이저 제어 기술과 정밀 측정 기술 결합으로 가공 품질 신뢰성을 높이고, 균일하고 안정적인 벤트 품질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올해 셀 단위 내구성과 열확산 대응 성능 평가를 통해 양산 적용을 위한 기술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부품’을 넘어 ‘구조 설계’가 된 벤트

‘각형 온 벤트 셀’은 단순한 제작 방식의 변화가 아니다. 벤트를 부착 부품이 아닌 설계 변수로 바꿔, 열확산 대응을 셀 구조에 직접 반영한 기술이다. 열확산 대응이 국제 안전 기준의 핵심 검증 항목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이를 제품 설계 단계에서 구현할 수 있는 역량은 배터리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레이저 식각 기반의 ‘각형 온 벤트 셀’은 SK온의 독자적 기술 역량을 집약한 결과물로, 안전 설계 기준을 ‘부품’에서 ‘구조 전략’ 중심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평가된다. 다음 편에서는 ‘파우치 통합 각형 셀’을 통해 SK온의 차세대 하이브리드 배터리 전략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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