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油)레카] 주유소 순살 브리핑 – 주유기를 집어 든 순간, 당신의 발 밑에서는…

2025. 03. 06 SK이노베이션 5분 읽기

sk 이노베이션 유레카 시리즈 주유소 순살 브리핑

옛날 고대 그리스에 과학자 아르키메데스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시칠리아 왕 히에로 2세가 그에게 미션을 던졌죠. “이 왕관, 진짜 순금인지 좀 알아봐!” 고민에 빠진 아르키메데스는 욕조에 몸을 담그다가 물이 넘치는 걸 보고 번뜩였어요. “찾았다!” 너무 신난 나머지 옷도 안 입고 거리로 뛰쳐나가 외쳤죠, “유레카(Eureka)!” 이 순간 깨달은 게 바로 ‘부력의 원리’였습니다. 물이 넘친 양으로 왕관이 순금인지 아닌지 알아낼 수 있었던 거죠. 이후로 “유레카!”는 사람들이 뜻밖의 깨달음을 얻을 때 사용되는 단어가 됐습니다.

💡유(油)레카! 에너지 세계의 흥미로운 비밀


우리도 에너지의 세계에서 ‘유레카!’를 외칠 순간을 찾아볼까요? 첫 번째 주제는 ‘주유소’입니다. 평범해 보이는 주유소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요? 넣어도 넣어도 모자라지 않는 주유기의 기름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건지, 지진이나 폭풍에도 주유소 안의 기름은 어떻게 안전할 수 있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눈에 보이지 않는 주유소 지하의 세계와 그 속 과학의 비밀, 지금부터 함께 파헤쳐 보아요. 여러분도 마음속으로 외치게 될 거예요. 유(油)레카!

여기서 잠깐!

국내 최초 현대식 주유소

1969년 청기와 주유소

정답은 바로 1969년 SK(당시 유공)가 세운 청기와 주유소입니다. 지금은 차를 세워 주유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 시스템을 처음 도입한 주유소가 바로 이곳이었어요. 그전까지는 기름통을 직접 들고 차에 넣어야 했다고 하니, 꽤 번거로웠겠죠? 비록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청기와 주유소는 무려 40년 넘게 서울 홍익대학교 앞을 지키며 홍대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던 곳입니다.

Q1. 겉만 보면 몰라! 이 많은 기름들은 다 어디서 오는 걸까?

주유소 지하 저장탱크

주유소 지하 저장탱크2

끝을 모르고 솟아나는 주유소 기름의 비결은 지상에 보이는 주유기가 아니라, 지하에 숨겨진 저장탱크입니다. 보통 지하 약 0.6~1.2미터 아래에 설치된 저장탱크는 최대 50,000리터의 기름을 보관할 수 있어요. 보통 승용차 1대에 탑재된 연료탱크 용량이 40~60리터라는 점을 감안하면, 저장탱크 하나로 1,000대 이상의 차량에 주유 가능한 셈이죠.

이 어마어마한 용량의 기름을 안전하게 보관하려면 탱크 설치와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지반이 튼튼한 곳에 설치해 흔들리거나 기울어지는 일이 없어야 하고 지진, 폭발 같은 위험에도 견딜 수 있어야 합니다. 지하 탱크의 완벽함을 책임지는 건 유류넘침(오버플로우) 방지기, 누유 감지 센서, 경보장치, 탱크 섬프*와 같은 설비들입니다. 안전하게 저장된 기름은 모터 펌프로 끌어올려지고 휘발유, 경유, 등유 등 종류별 배관을 통해 주유기로 이동해 여러분의 차로 전달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 세계 덕분에 주유소가 이렇게 매끄럽게 운영되는 것이랍니다. 유레카!
(*) 탱크 섬프(Tank sump): 지하 유류탱크 주입구의 맨홀이나 주유가 하단에 설치돼 부식되지 않는 재질의 집유(集油)통을 말한다. 쉽게 말해 기름이 흘러내리거나 넘칠 경우 기름이 땅으로 스며들지 않도록 하는 장치다.

Q2. 지진이 나면 주유소 저장탱크에서 기름이 새는 거 아냐? 

2016년 당시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했지만, 다행히 주유소에서 큰 사고는 없었죠. 주유소 지하 탱크는 어떻게 지진이 나도 안전할 수 있는 걸까요?

그 비밀은 바로 이중벽 구조 저장탱크! 마치 진공 보온병처럼 두 겹의 벽 사이에 빈 공간을 만들어 둔 저장탱크는 외부 충격에도 강하고, 기름이 새는 것도 방지합니다. 내부는 철재(steel)로 만들어 튼튼하지만, 철만 사용하면 녹슬 가능성이 있어 외부를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Fiber Glass Reinforced Plastic, FRP)이나 고밀도 폴리에틸렌(High-density polyethylene, HDPE)으로 감싸 이중으로 보호합니다. 여기에 안전 설비까지 더해지면 백점 만점!


누유 감지 센서: 철재 내벽에서 기름이 새면 즉시 감지

오버플로우 방지기: 기름이 탱크 용량의 90%에 도달하면 경보음이 울리고 자동으로 차단

안전밸브: 지진으로 압력이 높아질 경우 폭발을 예방

방수·녹 방지 처리: 습기와 부식으로 인한 손상까지 철저히 차단

왼쪽 FRP 이중벽 지하 탱크 오른쪽 HDPE 이중벽 지하 탱크
(좌) FRP 이중벽 지하 탱크 / (우) HDPE 이중벽 지하 탱크 (출처: 환경부 홈페이지)

또한, 이중벽 탱크 외부에는 콘크리트 구조로 보호 박스를 설치해 지하수나 지반 상태로부터 탱크를 안전하게 지키며, 만약 유류 누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외부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중벽 탱크 외부에 콘크리트 구조로 보호 박스가 설치되고 있는 모습

▲ 이중벽 탱크 외부에 콘크리트 구조로 보호 박스가 설치되고 있는 모습

이런 다층 방어 시스템 덕분에 지진은 물론, 다양한 위험 상황에도 저장탱크는 끄떡없습니다. ‘지하 철벽 방어 시스템’이라 불릴 만하죠.

Q3. 보이지도 않는 지하 탱크, 기름이 얼마나 남았는지 어떻게 알까? 

주유소에 가면 언제나 기름이 넉넉해 보이지만, 땅속 깊이 묻힌 거대한 저장탱크 속 기름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감으로 짐작할 수도 없는 게 분명한데요.

과거에는 ‘유류재고 측정자’라는 도구를 사용했어요. 이 측정자는 마치 체온계처럼 눈금이 표시되어 있고, 이중 밸브가 달려 있어 탱크 속에 넣으면 기름이 자연스럽게 올라와 정확한 양을 측정할 수 있었죠. 게다가 측정자로 탱크 속 오염 상태까지 알 수 있어, 탱크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역할을 했답니다.

주유소의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기반 스마트 센서 시스템

하지만 요즘은 첨단기술의 대표주자인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기반 스마트 센서 시스템이 이 모든 일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IoT는 인터넷으로 연결된 기기들이 데이터를 서로 주고받으며 소통하는 기술로, 이를 통해 주유소의 저장탱크 내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기름 재고량, 온도, 물 비중 등의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것이죠. 또한, 이 데이터는 주유기의 정보와도 결합돼 더욱 정교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 시스템 덕분에 주유소 저장탱크 안의 기름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알람이 울리게 돼 즉각적인 기름 보충이 가능해졌고, 누유(漏油)나 비정상적인 기름 감소 패턴도 빠르게 감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러한 스마트 센서 기술은 사람이 직접 수동으로 탱크 안 상태를 확인하는 번거로운 작업을 완전히 대체하며, 주유소 운영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켰죠.

여기서 잠깐!

주유소 수소충전소 도입

SK이노베이션 E&S 인천 액화수소 플랜트에서 생산한 액화수소를 실은 탱크 트레일러

최근의 주유소는 단순히 ‘기름’을 넣는 공간에 머물지 않습니다. 전기차 충전소는 물론, 수소와 바이오연료 등 친환경 에너지원까지 공급하며 미래형 주유소로 발전해 가고 있죠!

SK이노베이션 E&S는 수소가 생산지에서 충전소까지 효율적으로 운송될 수 있도록 액화수소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액화수소는 기체 수소보다 부피가 800분의 1로 작아 대용량 저장과 운송이 유리할 뿐 아니라, 기체 수소 대비 낮은 압력의 탱크 트레일러로 운송할 수 있어 안전성도 뛰어납니다.

주유기를 집어 든 순간, 당신의 발 밑에서 벌어지는 일들. 오늘은 눈에 보이지 않아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주유소 지하의 세계를 들여다봤어요. 탱크 속 기름의 높이를 재는 원리가 아르키메데스가 욕조에서 발견한 ‘부력의 원리’와 닮아 있다는 사실, 신기하죠?

2천 년이 지난 지금도 과학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으며, 주유소 또한 그에 힘입어 전기차와 수소차 충전까지 아우르는 미래형 에너지 허브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제 주유소를 들를 때, 여러분의 발 밑에선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기술과 과학의 세계가 펼쳐진다는 걸 떠올려 보면 어떨까요? 유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