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tery Deep Dive] SK온 4대 R&D ①편: 고체 배터리 – 셀에서 팩까지, 안전성의 진화

2026. 01. 16 SK이노베이션 4분 읽기
전기차 시대, 배터리가 주인공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인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에는 전 세계 신차의 40% 이상이 전기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중에서도 배터리는 전기차의 성능과 안전성을 좌우하는 ‘심장’ 같은 존재다. 딜로이트(Deloitte) 조사에 따르면, 전기차 구매를 검토하는 소비자들은 주행거리·충전시간뿐 아니라 화재 위험 등과 같은 배터리 안전성을 주요 고려 요소로 꼽았다. 이와 함께,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약 40%를 차지해 차량 가격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컨설팅 기관 PwC는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의 절반 이상이 합리적 가격대의 중저가 모델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배경에서 배터리 산업의 핵심은 ‘안전성’과 ‘가격 경쟁력’으로 압축된다.

SK온, 4대 R&D에 배터리 미래를 걸다

SK온은 이런 흐름 속에 4대 R&D 핵심 과제를 선정했다.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고체 배터리열확산 방지 솔루션 그리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건식 전극 셀투팩이다. 배터리의 셀(Cell)에서 팩(Pack)까지 이어지는 기술 혁신 로드맵이다. SK이노베이션 뉴스룸에서는 4편에 걸쳐 R&D 핵심 과제를 살펴본다.

SK온의 ‘안전성 강화’ 전략은 셀의 성능과 안전성을 높인 차세대 고체 배터리와 팩 전반의 안전을 강화한 열확산 방지 솔루션으로 구체화된다. 

배터리 안전성은 왜 중요할까?

배터리는 수십, 수백 개의 셀로 구성된다. 각 셀은 전기를 저장하고 방출하는 기본 단위로, 이들이 모여 전기차를 움직이는 거대한 에너지 저장 장치, 즉 배터리를 이룬다. 그렇다면 배터리의 안전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은 무엇일까?

1) 양극과 음극이 맞닿을 때: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Cathode), 음극(Anode), 분리막(Separator), 전해질(Electrolyte)로 이뤄진다. 충전 시 리튬이온은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하며, 이때 전해질은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고속도로’ 역할을 한다.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 두 전극이 직접 닿지 않도록 차단한다. 분리막이 손상되면 단락(Short)*이 발생할 수 있다.

*단락: 전기가 한꺼번에 흐르는 현상.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열이 발생해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음. 액체 전해질의 인화성: 액체 전해질은 이온이 빠르게 이동해 출력이 높고, 제조가 쉬워 대량 생산에 유리하지만 액체 전해질 자체가 인화성 물질이라는 특성을 지닌다.

2) 액체 전해질의 인화성: 액체 전해질은 이온이 빠르게 이동해 출력이 높고, 제조가 쉬워 대량 생산에 유리하지만 액체 전해질 자체가 인화성 물질이라는 특성을 지닌다.

고체 전해질의 등장, ‘전고체 배터리’

액체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면 어떨까? 고체 전해질은 구조적으로 견고해 누액이나 가스 발생 위험이 거의 없고, 보다 안정적으로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다.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전고체 배터리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이유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2035년 전체 배터리 시장의 6.1%에 해당하는 493GWh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다만 공정 난이도가 높아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대부분의 기업은 2030년 전후를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으로 보고 있다.

*덴드라이트(Dendrite): 배터리를 여러 번 충전할 때 리튬이 전극 한쪽으로 몰리며 나뭇가지처럼 자라 돌기를 형성하는 현상. 이 돌기가 전해질을 뚫고 반대쪽 전극과 맞닿으면 단락이 형성될 수 있다.

고체 전해질로 가는 중간 단계, ’고분자-산화물 복합계 배터리’

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SK온은 고분자-산화물 복합계 배터리를 연구하고 있다. 이 배터리는 ‘고분자 전해질’과 ‘산화물 전해질’을 결합한 복합계 전해질 기반의 고체 배터리로, 전고체 배터리로 이어지는 과정에 위치한 기술로 평가된다. 이러한 특성으로 반고체 배터리로 분류하기도 한다. ‘고분자 전해질’은 기존 고체 전해질보다 유연해 리튬이온이 보다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다. 여기에 단단하고 열에 강한 고체 형태의 ‘산화물 전해질’을 더해 내열성과 화학적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한다. 이러한 전해질 구조는 고체 비중을 높여 셀의 안전성을 강화하고, 열 확산 가능성을 낮춘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공정과의 호환성도 높다. SK온은 이처럼 배터리 성능, 안전성, 공정 호환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분자-산화물 복합계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궁극적인 목표인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로 나아가고 있다.

전해질 기술 로드맵의 완성형,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황화물계 배터리는 황(S)을 포함한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차세대 배터리다. 100%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전고체 배터리’로 구분된다. 황 이온은 부드러운 전자 구조와 유연한 결합 특성을 지녀, 액체 전해질의 인화성 문제와 기존 고체 전해질의 낮은 이온 전도성 두 가지 단점을 동시에 보완할 수 있다. 고체 상태임에도 리튬이온이 빠르게 이동하고, 전극과 부드럽게 밀착돼 계면 저항이 낮고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SK온은 우선 에너지 밀도 800Wh/ℓ의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후 기술 고도화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밀도를 1000Wh/ℓ까지 높여갈 계획이다.

SK온은 설비와 기술 측면에서도 전고체 배터리 양산 준비를 구체화하고 있다. 2025년 하반기, 대전 미래기술원 내 약 4,628㎡(약 1,400평) 규모의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를 준공했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29년이다. 이와 함께 국내 유수 대학 기관과의 공동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규태 서울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망간리치(LMRO) 양극재의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적용 가능성을 분석한 연구가 대표적이다. 해당 연구는 2025년 에너지 소재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의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안전 기준을 세운다, SK온의 고체 배터리

SK온은 셀부터 팩까지 배터리 전 단계에서 안전성 혁신을 추진한다. 셀 단계에서 고체 배터리를 통해 배터리 안전성을 근본적으로 높이고, 팩 단계에서는 배터리 구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의 확산을 차단하는 ‘열확산(Thermal Propagation, TP) 방지 솔루션’도 고도화하고 있다. 다음 편에서는 SK온 R&D 4대 과제 중 하나인 ‘열확산 방지 솔루션’ 기술을 통해 SK온이 어떻게 ‘안전성’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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