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스트리트저널, 일정보다 뒤처지고 있는 데이터센터(DC) 건설 현황 조망
■ 美, 돈보다 전력·허가·인력 등 해결 과제 놓여
■ 발표의 속도로 움직이는 투자 경쟁과 물리적 속도로 움직이는 인프라건설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메타 4개사만 합산해도 2026년 한 해 CAPEX(자본 지출) 규모가 7,250억 달러에 달한다.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빅테크의 투자 규모는 해마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그런데 월스트리트저널(WSJ)과 JP모건은 지난주 이 숫자의 이면에 불편한 진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돈은 쌓이는데, 정작 데이터센터는 지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WSJ는 6월 초 “미국의 데이터센터 건설, 일정보다 늦어져(America’s Data Center Build-Out Is Falling Way Behind Schedule)”라는 제하의 기사를 송고했다. 이 기사는 전력, 허가, 인력, 장비 등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가로막는 물리적 제약들이 글로벌 테크 산업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구조적 단절을 지적했다. 아울러 JP모건은 2027년 완공 예정인 데이터센터 용량의 60% 이상이 아직 착공 단계에 들어서지 못했고, 추가로 7%는 지연 상태에 놓여 있다고 언급했다.
1. 약속의 규모: 1조 달러 시대
AI 투자 열풍은 2022년 이후 매년 가속됐다. 이제 그 규모는 ‘조’ 단위로 논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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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빅테크 5사 AI 자본 지출
$162B
알파벳·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 합산
-Visual Capita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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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빅테크 5사 AI 자본 지출
$448B
2022년 대비 약 3배 증가,
분기당 1,400억 달러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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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메타의 2027년 AI 관련 자본 지출 합산 규모가
— Brookings Institution (2026.4.2)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닷컴 버블 정점 이후 최대 규모다
알파벳(구글 모회사)은 2026년 자본 지출 목표를 1,750억~1,850억 달러로 제시했다. 2025년 900억 달러의 두 배 수준이다. 메타는 2025년 720억 달러에서 2026년 1,250억~1,450억 달러로 약 두 배를 계획하고 있다. JP모건의 Eye on the Market 보고서는 오픈AI만으로 2030년까지 30기가와트(GW)의 신규 발전 용량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이 2024년 한 해 추가한 전체 발전 용량(간헐성 조정 후 약 25GW)을 훌쩍 넘는 수치다.
2022년 이후 빅테크 5사의 합산 자본 지출은 연평균 72%씩 증가했다.
— Visual Capitalist / Epoch AI (2026.4)
2025년 4분기 한 분기에만
5개사 합산 지출이 1,406억 달러에 달했다.

2. 현실의 간극: 60%가 아직 빈 땅이다
WSJ과 JP모건이 지목한 핵심 문제는 ‘투자 의지’와 ‘건설 실행’ 사이에 공백이 놓여있다는 점이다.
2026년 한 해 착공 예정인 미국 데이터센터의 약 40%가 올해 이미 지연되고 있다.
— Network World / SynMax (2026.4.23)
2027년은 더 나쁘다, 60% 이상이 아직 착공하지 않았다.
2026년 글로벌로 계획된 데이터센터 용량은 최소 16GW로
— Network World / SynMax (2026.4.23)
전년의 약 3배지만 실제로 공사 중인 것은 5GW에 불과하다.
전체 140개 프로젝트의 4분의 1은
아직 전력 공급 계획조차 밝히지 않았다.
2025년에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그해 완공 예정이었던 110개 프로젝트 중 26%가 올해로 넘어왔다. 2~3년 전에 계획이 세워진 프로젝트들이 AI 가속이 불러온 노동력·장비 부족을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2027년 완공 예정 프로젝트들도 같은 함정에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3. 왜 지어지지 않는가 – 4개의 벽
① 전력 : 5년을 기다려야 하는 그리드 연결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막는 가장 높고 견고한 벽은 전력이다. 단순히 발전 용량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한 송전망 연결에 최대 5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전력 인프라 병목이 가장 심각한 지역에서는
— Tech-Insider (2026.5)
그리드 연결 대기에만 최대 5년이 필요하다.
4대 하이퍼스케일러는 발표한 자본 지출 규모로는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물리적 전환율을 전제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
AI의 비용은 결국 에너지 비용에 수렴할 것이다.
— 샘 올트먼, 미 상원 청문회 증언 (2025.5)
AI를 얼마나 가질 수 있는지는 에너지를 얼마나 가질 수 있는지에 달렸다.
오하이오주의 전력망 운영사인 AEP는 ‘예약 전력은 실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비용 청구할 것’이라는 규정을 도입했다. 그러자 파이프라인에 등록된 데이터센터 예약 용량의 절반인 17GW가 즉시 사라졌다. 실체 없는 투기적 예약이 일정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② 허가 : 지역 사회의 거부권
빅테크의 계획서가 현실의 지역 사회와 부딪히면서 ‘허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텍사스·캘리포니아·뉴저지 등 전국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금지 조례가 통과되고 있다.
지역 사회의 반발은 예전엔 국지적 불편 수준이었지만,
— AI Supremacy / Substack (2026)
2026년에는 프로젝트를 실질적으로 무산시키는 구조적 장벽으로 진화했다.
2025년과 2026년 초 기준으로
대규모 프로젝트의 30~50%가 지연 또는 취소에 직면했다.
미국 다수 주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의 임시 동결이 시행 중이다.
수자원 대규모 사용, 전기요금 상승, 소음과 경관 훼손이 반발의 주요 원인이다.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다수가 자신의 지역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어떤 민감한 주제에 대한 여론이 지역 정치인들의 입법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예상해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닐 것이다.
③ 장비 : 12~24개월 기다리는 변압기
전력 인프라 장비 공급망에 과부하가 걸린 것도 해결 과제다. 대형 변압기, 개폐장치, 배터리 등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중전기 기자재의 납기가 12~24개월로 늘어났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 TechRadar / Omdia (2026.4)
메모리·스토리지 소비재 카테고리를 시장에서 몰아내고 있다.
메모리 가격은 2025년 1분기 이후 약 5배, 스토리지는 3배 이상 상승했다.
공급망의 한 고리가 지연되면 전체 프로젝트가 납기를 맞출 수 없다.
대형 가스 터빈은 지금 주문해도 수년 치 대기 목록이 쌓여 있다.
— Texas Standard (2025.10)
변압기, 배전반, 전력 인프라 장비는 물리적으로 찾을 수가 없다.
엔지니어링 서비스도 수요 폭발로 인해 구하기 어렵다.
④ 인력 : 빅테크에 빼앗긴 전기공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전문 인력 부족도 심각하다. 특히 전기공(electrician) 시장에서 빅테크와 일반 주택 건설사 간의 임금 경쟁이 벌어지면서 주택 건설 지연이라는 부수적인 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다.
텍사스에서는 약 7만 1,000명의 전기공을 놓고
— Tom’s Hardware (2026.4.30)
데이터센터와 주택 건설사들이 경쟁하고 있다.
빅테크는 시간당 수배의 임금을 제시할 수 있는 반면,
일반 건설사는 따라갈 수 없다.
애빌린의 전기 설비업체인 WE 일렉트릭 대표는
“시간당 20달러 이상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4. 스타게이트의 역설 – 역대 최대 발표, 역대 최대 공백
이 시점에서 궁금해지는 것이 오픈AI·오라클·소프트뱅크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다. 美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발표된 5,000억 달러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AI 시대의 선언이자 미국 제조업 부활의 상징으로 홍보됐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텍사스 캠퍼스는
— Tech-Insider (2026.5)
2026년 5월,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물리적 진전이 사실상 없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단일 AI 인프라 발표는 운영 측면에서 아직 빈 들판이다.
전력 인프라 부족, 관세로 악화된 중국산 장비 지연,
미결된 지역 반발이 겹쳐 이러한 결과를 낳았다.
오라클은 오픈AI와의 계약에 따라 스타게이트의 AI 데이터센터 용량을 AI 가속기 200만 개, 5GW 전력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오라클이 재료와 인력 부족으로 여러 신규 데이터센터의 완공을 최소 1년 이상 연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라클 CEO는 “병목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글로벌 확장 계획은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오픈AI는 같은 시기, 스타게이트 애빌린 캠퍼스에서 6,000명의 인력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오픈AI의 전 세계 직원 수보다 많다. 그러나 한 개 사이트에서는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나머지 계획된 캠퍼스들은 아직 허공에 떠 있다.
5. ‘자본의 약속’과 ‘물리적 현실’의 충돌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하면 하나의 구조적 역설이 보인다는 것이 WSJ의 해석이다. AI 투자 경쟁은 발표와 약속의 속도로 움직이지만, 인프라 건설은 물리적 세계의 속도로 움직이기에 그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AI 관련 자본 확보 규모는 점점 커지지만,
— WSJ (2026.6.3)
실제로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지는 점점 불확실해지고 있다.
공급망 병목, 허가 분쟁, 전력 가용성이 데이터센터 건설 붐을 막아서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미국 전체 전력 수요의 4~8%에 불과하지만
— JP Morgan, Eye on the Market (2026.1)
전체 수요 증가분의 3분의 2를 차지할 만큼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칩 설계의 연간 약 40% 에너지 효율 개선을 감안해도
이 수요를 충족할 물리적 용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것을 단지 기업들의 실행력 문제로 볼 수 없다고 기사는 지적한다. 전력망 확장, 허가 체계, 장비 공급망, 전문 인력 등 사회 인프라와의 충돌이다. 투자 발표는 하루 만에 할 수 있지만, 변압기 납기에는 2년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WSJ은 이 상황을 ‘계획과 현실 사이의 간극’으로 표현했다. 외신들은 이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AI 인프라 레이스는 자본 규모보다도 물리적 병목을 먼저 해결하는 자의 게임이 될 것이라는 시선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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