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열 번의 무대, 수천 개의 꿈, 그리고 위대한 비상 – 제10회 전국 발달장애인 음악축제 GMF(Great Music Festival) 개최

2026. 09. 02 SK이노베이션 5분 읽기

“음악은 우주에 영혼을, 마음에 날개를, 상상력에 비상을,
그리고 삶과 모든 것에 매력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 플라톤(Plato)

음악은 보이지 않던 가능성을 세상에 드러내고, 마음 속에 머물던 꿈을 무대 위 현실로 바꾼다. 발달장애인 연주자들에게 음악은 자신의 실력과 존재감을 직접 증명하는 언어이자,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날개다.

9월 1일 오후,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그 날개가 펼쳐졌다. 무대 뒤 대기실에서는 마지막 리허설을 마친 연주자들이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호흡을 가다듬었고, 객석에서는 가족과 관객들이 기대와 응원의 눈빛으로 무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발달장애인 음악축제로 출발한 전국 발달장애인 음악축제 Great Music Festival(이하 GMF)가 어느덧 열 번째 무대를 열었다. 올해 GMF의 슬로건은 위대한 비상! 10년 동안 음악으로 쌓아온 감동을 동력 삼아, 발달장애인 음악인들이 더 높이, 더 멀리 날아오르는 날이었다.

2017년 첫 무대를 시작한 이래 326개 팀 3,313명의 발달장애인 연주자가 GMF의 문을 두드렸다. 함께한 관객도 4만여 명에 이른다. 이를 통해 GMF는 실력을 겨루는 음악 경연을 넘어, 발달장애인의 꿈과 도전을 발현시켜 성장과 자립의 주체로 이어지는 축제의 장으로서 장애인 음악의 저변을 넓히고 이를 바라보는 많은 이들의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왔다.

올해 역시 전국에서 36개 팀, 311명의 연주자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치열한 예선을 뚫고 본선 무대에 오른 팀은 총 6개. 클래식 부문의 ▲남산ART 오케스트라 ▲라온 트리오 ▲아비앙또 ▲하음오케스트라, 실용음악 부문의 ▲국악예술단 ‘손울림’ ▲지캡밴드가 꿈의 무대를 향해 힘찬 날갯짓을 준비했다. 여섯 팀을 응원하기 위해 각 팀의 가족과 관계자를 비롯해 SK이노베이션 계열 구성원 등 1,000여 명의 관객들이 9월 1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을 찾았다. 또한, 미처 행사를 찾지 못한 이들을 위해 SK이노베이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를 진행했다.

10년에 이르는 GMF의 여정은 결코 한 사람이나 한 기관의 힘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은 GMF를 기획/후원했으며, 하트-하트재단은 참가자 발굴과 대회 운영을 맡았다. 사회적기업 툴뮤직은 발달장애 특성에 맞춘 음악 교육과 원포인트 레슨을 지원했고, SM C&C는 콘텐츠 기획과 확산에 힘을 보탰다.

각자의 전문성과 역할이 모여 GMF는 기업의 단일 후원 사업을 넘어, 다양한 주체가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협업형 사회공헌 모델로 성장했다. 서로 다른 이름들이 하나의 무대를 만들고, 그 무대 위에서 발달장애인 음악인들의 가능성을 세상에 증명해 온 것이다.

| 무대의 막이 오르고, 10년의 서곡이 울리다

오후 2시. 공연장을 가득 채운 소음이 잦아들고, 무대 위로 짙은 어둠이 내려앉았다. 지난 10년간 GMF가 걸어온 여정이 파노라마처럼 스크린에 펼쳐졌다. 무대에 올랐던 연주자들의 얼굴, 뜨거운 박수와 환호, 그리고 음악으로 연결된 수많은 순간들이 한 편의 영화처럼 스쳐 지나갔다.

잠시 후 조명이 켜지면서, 하트-하트재단 홍보대사이자 3년째 GMF의 사회를 맡고 있는 방송인 ‘김기리’가 무대에 올랐다. 객석에서는 반가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 제10회 GMF의 사회를 맡은 방송인 김기리 씨가 관객들과 인사를 나누며 행사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이어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산하 대한민국예술원 손진책 회장,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방귀희이사장, 그리고 방송인 전현무의 응원 메시지가 영상을 통해 전달됐다.

이날 행사에는 문체부 정향미 정책실장, SK이노베이션 추형욱 대표이사, 신인숙 하트-하트재단 이사장 및 오지철 회장, SM C&C 홍준화 대표, 국립현대무용단 신현택 이사장 등 많은 내빈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정향미 정책실장, 추형욱 대표이사, 오지철 회장, 홍준화 대표, 제9회 GMF 대상 수상 팀 ‘그린앙상블’의 이가은 연주자는 대회 10주년을 기념하는 세리머니와 함께 GMF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 제10회 GMF에 참석한 (왼쪽부터) 하트-하트재단 오지철 회장, 문화체육관광부 정향미 정책실장, 제9회 GMF 대상수상 팀 ‘그린앙상블’의 이가은 연주자, SM C&C 홍준화 대표, SK이노베이션 추형욱 대표이사가 무대에 올라 10주년 기념 오프닝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추형욱 대표이사는 “10주년은 지난 시간을 기념하는 자리임과 동시에, 앞으로의 10년을 새롭게 그려나가는 출발점”이라며 “GMF가 더 많은 가능성을 발견하고, 더 깊은 공감과 연대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하트-하트재단 오지철 회장도 “지난 10년간 GMF는 발달장애인 연주단체의 창단과 활성화를 이끌고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며, 발달장애인 문화예술의 저변을 넓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왔다”라며 “든든한 동반자로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소회를 밝혔다.

오프닝 축하무대는 제9회 GMF 대상 수상 팀인 ‘그린앙상블’이 맡았다.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와 ‘터키 행진곡’,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를 클래식 재즈 메들리로 재해석한 무대였다. 익숙한 선율은 그린앙상블의 연주로 새로운 색채를 입고 객석을 사로잡았다.

특히 지난해 대상을 받은 팀이 올해는 후배 참가자들 앞에서 다시 무대에 오른 장면은 깊은 울림을 남겼다. GMF가 한 번의 영광으로 끝나는 경연이 아니라, 성장이 다음 성장으로 이어지는 무대임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 여섯 개의 무대, 여섯 개의 진심

올해 GMF는 제1회 심사위원장이었던 한국예술종합학교 기악과 김대진 교수가 다시 한 번 심사위원장을 맡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기악과 김현미 교수, 클래식 공연 전문 기업 ㈜빈체로 송재영 이사, 광주시립교향악단 이병욱 지휘자, 경희대학교 기악과 이윤정 교수가 심사위원으로 함께했다.

심사위원단의 소개가 끝나고, 드디어 본선 경연의 막이 올랐다. 각 팀은 짧은 소개 영상을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먼저 전한 뒤 무대에 올랐다. 공연장에 울려 퍼진 것은 단순한 음표가 아니었다. 각자의 시간과 노력, 가족들의 응원, 그리고 포기하지 않은 마음이 음악이 되어 객석에 닿았다.

첫 무대에 오른 클래식 부문의 라온 트리오는 피아졸라의 <사계> 중 ‘겨울’을 연주했다. 애절하면서도 강렬한 선율이 공연장 곳곳으로 번지자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그들의 음악 속으로 빠져들었다. 차가운 겨울의 정서와 이를 뚫고 나아가는 힘이 함께 느껴지는 무대였다.

이어 아비앙또는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 8번’으로 무대를 채웠다. 힘있게 뻗어 나가는 선율과 섬세한 호흡에서 오랜 시간 이어온 연습의 흔적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한 음, 한 음에 담긴 그들의 집중력은 객석의 몰입을 이끌어냈다.

실용음악 부문의 지캡밴드는 YB(윤도현밴드)의 ‘나는 나비’를 선곡했다. 시련을 딛고 성장과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곡의 메시지는 이날의 슬로건인 ‘위대한 비상’과 맞닿아 더욱 강한 울림을 만들었다. 무대 위 연주자들은 나비가 날아오르듯 자유롭고 힘찬 에너지로 공연장을 흔들었다.

국악예술단 ‘손울림’은 양방언의 ‘Frontier!’를 통해 국악과 월드뮤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전통의 깊이와 현대적인 감각이 어우러진 연주는 관객들의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하며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무대와 무대 사이에는 방송인 서장훈, 강호동의 축하 영상이 스크린을 채웠다. 숨 가쁘게 이어진 경연 속에서 잠시 호흡을 고르는 시간이었지만, 참가 팀들을 향한 응원과 축하의 메시지는 공연장의 열기를 더욱 끌어올렸다.

이어 남산ART 오케스트라가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5번’을 연주했다. 이날 울려 퍼진 헝가리의 선율은 2024년부터 GMF가 이어온 해외 교류의 발걸음과도 맞닿아 있었다. 음악을 통해 국경을 넘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는 GMF의 여정을 떠올리게 하는 무대였다.

마지막으로 하음오케스트라가 비제의 오페라 ‘메모리즈 오브 카르멘’을 재구성한 연주를 선보였다. 풍성한 앙상블과 강렬한 리듬이 공연장을 가득 채웠고, 연주가 끝나자 여섯 팀 모두를 향한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한동안 이어졌다.

여섯 팀의 경연이 끝난 뒤에도 감동의 여운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 열기를 이어받아 <싱어게인4> 준우승자인 ‘그윈 도라도’가 축하공연 무대에 올랐다. 그녀는 대표곡 ‘I Want You’와 ’Light Up’을 차례로 선보이며 감미로운 목소리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스스로를 믿고 꿈을 향해 더 높이 도약하겠다는 다짐과 자신감을 담은 ‘Light Up’은 10년을 맞이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GMF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 긴장과 환희가 교차한 순간, 위대한 비상의 주인공이 탄생하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무대 위 조명이 다시 정비되자 공연장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대진 심사위원장은 총평을 통해 “10년 동안 많은 연주자들이 GMF 무대에 올라 음악으로 관객과 소통해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음악은 서로의 연주를 듣고 배려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것인데, 오늘 여섯 팀의 무대에서 각 팀이 쌓아온 시간과 그 깊이를 느껴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GMF는 경쟁이 아닌 축제인 만큼, 결과보다 음악을 만들어 온 과정의 의미를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제 이날의 결과가 발표될 시간이었다. 여섯 팀의 표정에는 긴장과 기대가 교차했다. 숨 막히는 기다림 끝에 GMF 심사위원단의 숙의를 거쳐 최종 수상 결과가 발표됐다.

대상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5번’을 뛰어난 기량으로 연주한 남산ART 오케스트라에게 돌아갔다. 최우수상라온 트리오, 우수상‘손울림’지캡밴드, 장려상아비앙또하음오케스트라가 수상했다. 각 팀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무대 위에는 환한 미소와 벅찬 눈물이 번졌다. 객석에서는 가족과 동료 참가 팀, 관객들의 응원의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 현장 관객들이 제10회 GMF 참가 팀 및 발달장애인 연주자들을 응원하고 있다.

이날 대상 수상팀에는 상금 1,000만 원과 함께 발달장애인 연주단체의 활성화를 응원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이 수여됐다. 올해 GMF의 총 상금은 2,100만 원으로, 대상 1팀 1,000만 원, 최우수상 1팀 500만 원, 우수상 2팀 각 200만 원, 장려상 2팀 각 100만 원이 지급됐다.

경연이 끝난 뒤 여섯 팀은 다시 무대에 올라 행복의 순간을 마음에 새겼다.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고, 진심으로 축하를 나누는 모습 속에서 이미 그들의 등에는 ‘위대한 비상’을 위한 날개가 자라고 있었다. 이날의 진짜 주인공은 발달장애인 연주자 전원이었다. 자신의 음악을 끝까지 연주해 낸 여섯 팀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무대 위에서 비상했다.

▲ 제10회 GMF에서 수상 팀 및 행사 관계자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등용문을 넘어 자립의 무대로

GMF가 달아준 날개는 이날 하루의 감동으로 끝나지 않는다. 지난 10년간 이 무대를 거쳐간 연주자 가운데 35명이 음악대학에 진학했고, 취업이나 사회적기업 창업으로 이어진 사례도 105명에 이른다. 발굴에서 육성, 검증, 자립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속에서 GMF는 발달장애 음악인들이 세상으로 나아가는 든든한 등용문이자 자립의 무대로 자리잡았다.

게다가 GMF의 무대는 국내에 머물지 않았다. 2023년 미국, 2024년과 2025년 헝가리로 이어진 해외에서의 행보는 발달장애 문화예술 분야의 우수한 ‘K-컬처’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남서울대학교와 플랜엠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GMF가 창출한 사회적가치는 약 4.7억 원, 사회적투자수익률(SROI)은 약 213%로 나타났다.

10년 전, 발달장애인을 ‘돌봄의 대상’이 아닌 ‘성장과 자립의 주체’로 바라보자는 질문에서 출발한 GMF. 이제 그 질문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장애인 문화예술 플랫폼이라는 분명한 답으로 이어지고 있다.

‘장학퀴즈’가 SK를 대표하는 사회공헌 브랜드로 자리 잡았듯, GMF 역시 음악을 통해 가능성을 발견하고 꿈을 현실로 바꾸는 SK의 대표 사회공헌 브랜드로 성장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GMF의 10년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다. 꿈의 무대에서 자립의 무대로, 위대한 비상을 통해 더 넓은 세상으로. 음악으로 날개를 얻은 이들의 비상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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